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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공모가 낮추는 상장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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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공모가 낮추는 상장 기업들
  • 최명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1.0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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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낮추고 신중하게 IPO 준비하는 모습
빅히트 공모가 고평가 논란 영향받은 것으로 보여

[소비라이프/최명진 소비자기자] 최근 상장 예정 기업들이 잇따라 희망 공모가를 낮추며 신중하게 IPO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는 올 하반기 IPO 대어로 주목받던 빅히트가 공모가 논란을 겪으며 주가 부진에 빠진 것을 반영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예정 바이오 기업인 ‘클리노믹스’는 지난달 26일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희망 공모가를 기존 1만 2,800~1만 6,300원에서 1만 900~1만 3,9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공모 주식 수도 228만 8,000주에서 197만 2,323주로 축소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기업 가치 저평가를 우려해 상장 일정을 연기했던 미생물진단 전문 기업 ‘퀀타매트릭스’는 지난달 12일 코스닥 상장 재추진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기업 역시 희망 공모가를 기존 2만 1,200~2만 6,500원으로 낮췄고, 공모 주식 수를 322만 500주에서 170만 7,000주로 줄였다.

비상장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기 위해 거치는 IPO 절차에서 주식의 몸값, 즉 공모가는 주관사에 의해 결정된다. 공모가의 적절한 책정은 주관 증권사의 평판과 직결되므로 증권사들은 공모가 책정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주관사들은 주로 투자자들로부터의 수요 예측과 이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비슷한 종목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의 주가적정성지표를 분석해 최종 공모가를 결정하게 된다. 공모가가 실제 기업 가치에 비해 높게 잡히면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공모가 결정은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상장 예정 기업들이 연이어 몸값을 낮추는 것은 최근 주식 시장에서 화제가 되었던 빅히트 공모가 논란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5일 공모가 13만 5,000원에 상장된 빅히트는 기업 공개 보름 만에 주가가 14만 2,000원으로 급락했는데, 이는 상장일 최고가인 35만 1,000원과 비교했을 때 주가가 59.54%가량 하락한 수치이다. 공모가 산정 지표 사용, 비교기업 선정 등이 공모가 고평가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빅히트 주식은 ‘개미들의 무덤’이라고 칭해지며 공모주 제도 변화의 발단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이달 공청회를 열어 공모주 제도 개선에 대한 시장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렇듯 금융소비자들과 정책당국이 공모가 책정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기업들은 더욱 신중한 상장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상장 일정 자체를 늦췄다. 이번 달 상장을 준비하던 티앤엘, 포인트모바일, 고바이오랩 등이 증권신고서 정정과 함께 상장 일정을 2~3주가량 연기한 것이다. 기업들의 신중한 IPO와 공모가 산정이 많은 초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히는 ‘제2의 빅히트 사태’를 방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금융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소비자들 역시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가 산정 근거를 확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IPO 과정을 검토해야 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투자설명서와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확인해 공모가 산정 방법과 근거, 수요 예측 결과, 청약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종목의 주관 증권사를 확인해 과거 IPO 실적을 참고하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 결과를 고려해 더욱 신중하게 IPO 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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