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자체 브랜드 제품 상자 손잡이 설치 예정... PB제품 한정, 개선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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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자체 브랜드 제품 상자 손잡이 설치 예정... PB제품 한정, 개선점 필요
  • 강도연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1.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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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3사, 내년까지 상자 손잡이 확대할 예정... 일반 제조업체 제품은 제외
일반 제조업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대책 필요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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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강도연 소비자기자] 1년 넘게 마트 노동자들이 요구한 상자 손잡이가 올해부터 설치될 예정이다.

작년 마트산업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이 마트 노동자 5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근골격계 질환 설문조사에 따르면 병원 치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69.3%, 근골격계 질환을 겪고 있는 노동자는 56.3%가 응답했다. 손잡이가 없는 상자를 운반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많아지자 상자 양옆에 손잡이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손잡이 구멍만 있어도 상자를 들어 올릴 때 수월하고, 하중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5조’에는 근로자가 5kg 이상의 물건을 들어 올리는 작업의 경우 사업주가 손잡이나 갈고리, 진공 빨판 등 적절한 보조도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마트 노동자의 건강에 관한 관심을 촉구하는 문제는 설날과 추석, 연말 등 물량이 쏠리는 연휴마다 꾸준히 붉어졌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지난 30일 자체 브랜드 제품 상자, PB 제품에 손잡이를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고용노동부에 개선안을 제출했다. 설치 대상은 손잡이를 설치해도 손상이 가지 않는 제품,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제품에 한정된다. 이마트는 내년까지 100% 설치를 목표로 5kg이 넘는 PB제품에 손잡이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내 홈플러스는 29%, 롯데마트는 15% 등 PB 제품에 손잡이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으로 마트 노동자들은 개선된 근로 환경에서 운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산적한 문제가 많다. 마트 판매 제품은 자체 브랜드보다 일반 제조업체 물품의 비중이 더 크며, 이 일반 제조업체의 경우 대형마트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 손잡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반 제품에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은 제조업체가 결정해야 한다.

제조업체 측에서는 비용 문제로 손잡이 설치를 꺼리고 있다. 손잡이 구멍을 내서 지지력을 유지하려면 튼튼한 상자 재질과 두께로 공정을 바꿔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자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중요한 제조업체에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제품 파손 문제도 있다. 손잡이 구멍으로 이물질이나 벌레가 들어갈 경우 파손 위험이 있고,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햇빛 노출이 받으면 변질할 수 있는 식료품에는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 소장은 "손잡이가 있는 박스를 사용하면 박스 단가가 상승하지만, 노동자 입장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비용"이라고 말하며 일반 제조업체의 동참을 강조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반으로 나뉘었다. 제조업체 입장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은 "제각기 다른 박스에 구멍을 내려면 제작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손잡이를 낸 무거운 상자를 쌓으면 밑이 찌그러진다", "이물질 난입이 문제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동감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비용 문제가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회적 손실보다 저렴하다", "적용할 수 있는 상품에라도 적용하자", "거창함보다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괜찮은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대형마트는 우선 자체 브랜드에서부터 손잡이를 설치하면서 노동자 근로 환경 개선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다수의 소비자는 “서로에 대한 관심이 삶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며 대형마트의 개선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트 노동자들은 이번 결정을 반기고 있지만, 아직 노동자의 부담이 남아 있어 일반 제조업체와 관련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트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오래 걸렸지만, 대책이 마련돼서 좋고 상자를 들 때 좀 더 수월하게 들 수 있겠다”라며 “PB제품에서 나아가 일반 제품으로도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반 제조업체들의 이해와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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