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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꿈을 측정하는 지표 PDR, 새로운 가치평가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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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꿈을 측정하는 지표 PDR, 새로운 가치평가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 이준섭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0.19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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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평가지표로는 성장주들의 높은 주가 설명 불가
국내 증권사에서 PDR의 계산법을 개발, 인정받는 지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소비라이프/이준섭 소비자기자] 국내 증권사가 기업의 주가를 기업이 가진 꿈이라는 성장성을 통해 평가하는 지표인 주가꿈비율(PDR)의 평가방법을 개발했다. 하지만 여러 한계 및 문제점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으로 보인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코로나19사태 이후 플랫폼, 바이오, 2차전지 등과 같은 업종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전통적인 투자지표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으로는 이를 설명하기에 한계에 부딪혔다. 실제로 기존의 투자방식은 PER이 낮은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주가 됐으나,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이 매수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경우는 PER이 1,000배가 넘고 국내 제약사인 신풍제약의 PER은 현재 3,000배를 넘는 수준에도 폭락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수익과 자산 등과 같은 요소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어려운 사례가 증가하자 기업의 꿈의 크기를 통해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가 등장했다. 이는 주가꿈비율(PDR, price to dream ratio)로, 이들 업종의 주가에는 미래산업으로서의 성장성과 확장 가능성,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국내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종전에는 개념만 존재했던 이 지표를 측정하는 법을 개발해 특허청에 상표 등록 출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PDR은 기업가치(시가총액)를 해당 기업이 포함된 전체 시장 규모(TAM)와 그 기업의 현재 시장점유율을 곱한 값으로 나누면 산출할 수 있다. 이 지표를 이용한다면 테슬라의 높은 주가도 테슬라의 압도적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고려해 설명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시장규모와 개별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측정하는 것이 어렵고, 모든 업종에 이를 적용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닷컴버블 때 등장한 주가매출비율(PSR)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등장했다.

PSR은 닷컴버블 때 등장한 지표로, 매출을 기준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다. 이 역시 성장주들의 급등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변동성이 커 가치평가에 한계가 있고, 닷컴버블이 꺼지고 주가가 폭락한 결과를 놓고 보면 버블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이 구체적인 계산법을 제시하기 전부터 PDR은 꿈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비합리성과 모호함으로 인해 하나의 우스갯소리처럼 받아들여진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는 기업이 소유한 무형자산을 측정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데, 기업의 꿈을 구체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재의 주가를 기존 지표로 설명할 수 없는 업종들이 다수인 것은 사실이라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PDR은 그러한 노력의 한 가지로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현재, PDR이 유의미한 지표로 자리 잡을지 주식시장을 측정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가 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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