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오버워치 자동조준핵, 정보통신망법 위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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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오버워치 자동조준핵, 정보통신망법 위반 아니다”
  • 이준섭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0.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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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조준핵을 정보통신망법상 악성 프로그램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
게임산업법 위반죄는 유죄로 인정돼

[소비라이프/이준섭 소비자기자] 인기 온라인 게임 ‘오버워치’에서 ‘에임핵’이라고 불리는 자동조준핵이 악성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에 대중은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출처 : 대법원 홈페이지
출처 : 대법원 홈페이지

지난 15일 대법원(주심 대법관 김재형)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FPS 게임 ‘오버워치’에서 상대방을 자동으로 조준하는 기능을 가진 ‘AIM 도우미’라는 프로그램을 판매하여 기소된 사건의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피고인은 지난 2016년부터 이듬해까지 이 불법 프로그램을 3,600여 회에 걸쳐 판매해 1억 9,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정보통신망법과 게임산업법 위반에 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2, 제48조 제2항에서 정한 악성 프로그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나, 2심(원심)은 이를 악성 프로그램으로 보고 유죄로 인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상대방을 처음 사격하는 데 성공하면 나타나는 상대방 근처의 붉은 체력 바를 인식하여, 해당 좌표로 마우스 커서를 반복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게 해준다. 이때 이용자는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아도 상대방을 자동 조준할 수 있으며, 이는 반응속도와 동체 시력에 따른 명중률이 중요한 FPS 게임에서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이 프로그램을 악성 프로그램으로 인정하지 않아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내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판단의 근거에 대해 “사건 프로그램은 이용자의 컴퓨터 내에서만 실행되고 정보통신시스템이나 게임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자체를 변경시키지 않으며, 다른 이용자들의 서버 접속시간을 지연시키거나 서버 접속을 어렵게 만들고 서버에 대량의 네트워크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등으로 정보통신시스템 등의 기능 수행에 장애를 일으킨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대법원은 게임산업법 제46조, 제32조 제1항 제8호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했으며 사건과 같은 ‘핵’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가 형사상 처벌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불법프로그램 배포 및 배포를 위한 제작 행위 등이 게임산업법 위반에 해당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게이머 및 일반 대중들은 “시대착오적 법리해석이다”, “판사가 게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등 부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에임핵과 같은 불법 프로그램사용은 마치 도핑을 하고 올림픽에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며, 게임의 공정성을 해치는 민감한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버워치뿐만 아니라 ‘배틀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인기 게임들에서 핵 이슈가 터져 유저들의 불만이 폭주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악성 프로그램에 대한 기존 법의 폭넓은 해석과 핵 프로그램을 악성 프로그램으로 판단하여 처벌할 수 있는 법의 제·개정이 필요하며, 게임을 공정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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