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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나는 노는 물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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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나는 노는 물이 달라
  • 김정응 『FN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 승인 2020.09.23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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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노는 물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누구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물을 찾아가고, 제2의 인생 혹은 제3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발견하기도...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인생은 노는 물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제가 만든 아포리즘(aphorism)인데 느낌이 어떤지요? 여기서 노는 물이란 전문성의 물이고, 홈그라운드의 물이고, 비전이나 꿈의 물을 말합니다. 아울러 자신의 특기나 재능 그리고 핵심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나 분야를 말하는 것입니다. 물 만난 고기처럼 말입니다

최근에 영화, 소설, 그리고 우연히 본 자서전에서 개성 넘치는 세 인물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서로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들만의 노는 물을 찾아갔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노는 물은 ‘그림 그리기’ 였습니다. 거기서 그들은 시쳇말로 한 점 후회 없이 방방 뜨는 삶을 살았습니다. 

영화 <내 사랑>
관절염으로 다리를 저는 그녀는 가족에게도 버림을 받는다. 잡일을 할 여자를 구한다는 쪽지를 보고 찾아간 곳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남자는 청소하나 제대로 못 한다며 그녀를 구박한다. 그러나 그녀는 가슴 한켠에 꾹꾹 숨겨놓은 재능에 매달린다. 오직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우연히 찾아온 이웃이 그림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매스컴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의 자존이 꽃을 피웠다.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남편이 된 그 남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쳤다. 그 시작과 끝은 오직 그림이었다. 

소설 <달과 6펜스>
그는 증권 중개인이고 매력적인 부인과 두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영국 중산층의 남부러울 것 없던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는 프랑스 파리를 거쳐 태평양의 외로운 섬 타히티로 찾아 들고 거기에서 여러 해를 보낸 후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그의 선택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수많은 억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가 밝힌 이유는 오히려 당당하고 명확했다.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해.” 그에 대한 평가도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이기심에 불타는 미치광이 그리고 예술혼에 빛나는 천재 화가.

자서전 <김종식>
그는 1918년 그 척박한 시절에 한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모는 응당 그가 의사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으로까지 건너가며 미술을 고집했다. 부모님이 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승낙해 주었다. “네 하고 싶은 공부를 해라.” 그는 한평생 미술 외길을 걸었다. 항상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며 잠자는 시간 외에는 선을 그었다고 한다. 2만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부산 미술계의 거장이 되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그리기의 물’로 찾아간 것입니다. 특히 소설 속의 그는 요즈음 현실에서도 그러한 행동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을 자꾸만 들여다보고 되새겨 보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여전히 진정 자신의 노는 물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곳을 찾는 방법에는 정해진 공식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특히 나이는 더더욱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누구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물을 찾아가지만, 누구는 제2의 인생 혹은 제3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자신의 마음속에 질문해야 합니다. “지금 노는 물은 정말 나의 물인가?””나는 노는 물이 다른가?”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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