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복권판매량 최대치 기록, 경기불황 탓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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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복권판매량 최대치 기록, 경기불황 탓만은 아니다
  • 이준섭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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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상품으로 꼽히는 복권, 코로나19발 경기불황인 현재 판매액 최고
불황과 복권 판매와의 명확한 상관관계는 없어

[소비라이프/이준섭 소비자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기불황인 현재, 올 상반기 복권 판매량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상황에 기인해 불황형 상품으로 꼽히는 복권의 판매량 역시 증가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출처 : 동행복권 홈페이지
출처 : 동행복권 홈페이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복권 총 판매액은 약 2조 6,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복권위원회가 복권 사업 실적을 공개한 2005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는 가장 큰 규모이다. 상반기 기준 증가율 역시 지난 2012년 17.7%를 기록한 이후 최고수치였다.

이에 각종 언론사에서는 복권판매량 증가의 주된 이유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꼽는다. 코로나19가 지속되고 경기상황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복권구매에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이다. 실제로 복권은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으로, 경기가 하강할수록 더 많이 팔린다고 알려져 있다.

출처 : 복권위원회 홈페이지 '복권 백서'
출처 : 복권위원회 홈페이지 '복권 백서'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복권위원회의 ‘복권백서’에 따르면,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복권 판매액은 3,209억 원으로 오히려 1997년 3,663억 원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의 판매액은 2조 3,9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쳐, 복권판매량과 경기불황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알 수 없다.

오히려 판매량 증가를 견인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이 제시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판매액을 살펴보면 로또 판매액이 2조 3,08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즉석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인쇄복권과 연금복권 순이었다. 특히 연금복권 판매액은 855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기록한 508억 원보다 68.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월 연금복권의 개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등 당첨금이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증가했고, 2등 당첨금 역시 1억 원에서 10년간 100만 원(총 1억 2,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출처 : 복권위원회 홈페이지 '복권 백서'
출처 : 복권위원회 홈페이지 '복권 백서'

또한, 복권의 판매량 증가를 경제 규모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기도 한다. 실제로 온라인 복권 출시 이후 온라인복권 열풍이 불어 판매량이 급증했던 2003년부터, 열풍이 꺼져감에 따라 판매량이 점차 감소한 2007년까지의 기간을 제외하면 2008년 이후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온라인 복권판매액은 매년 증가해 2019년 4조 3,081억 원 수준에 이르렀다.

이처럼 복권 판매량은 반드시 불황 시기에 급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복권 상품의 출현 등 다른 요인으로 증가하는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불황으로 인해 복권판매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이해 복권에 기대고 싶은 현실을 대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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