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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출입 명부로 인한 개인 정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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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출입 명부로 인한 개인 정보 유출
  • 송재원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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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매장 출입자 명부 작성 실시
개인 정보 유출 논란으로 개인 정보 수집 간소화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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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송재원 소비자기자]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하자 사람들은 초기에 ‘집콕’했다. 그리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원활한 생활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방역 수칙을 지키며 조심스러운 외출에 나섰다. 그러나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정부는 신속한 역학조사를 위해 다중이용시설에 ‘출입 명부’를 작성하도록 했다. 

최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남성과 여성의 대화 기록이 화제가 됐다. ‘코로나 명부를 보고 연락했다’는 한 남성과 여성이 주고받은 문자였다.

대화의 시작은 남성이 “oo 씨 인가요?” “외로워서 연락해봤다”라고 말을 건넸고, 이에 여성은 “누구신데 저를 아세요?”라고 답했다. 이에 남성은 ‘코로나 명부’를 보고 연락했다고 밝혔고 “소주 한잔 사드리려고 했다” “이것도 인연인데, 심심하면 잠깐 볼래요?”라며 여성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의문의 남자가 자신의 인적 사항을 알고 접근해오자 공포감을 느낀 여성은 끝내 경찰서에 신고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번호를 찾아서 연락하다니, 소름 돋는다” “수기 명부 불안하긴 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보다시피 이 대화 기록이 화제가 된 이유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실시한 정책이 오히려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공포스러운 수단으로 다가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정부가 거리두기를 강화하며 실시한 정책은 출입자의 정보를 수기로 작성하거나 QR코드를 인식하는 두 가지 방식이었다. 그리고 정부의 출입 명부 지침에 따르면 방문자의 개인 정보는 수집 4주 후 파기해야 한다.

그러나 초기부터 이러한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QR코드는 주기적으로 일괄 파기되지만, 수기 출입 명부는 제대로 관리하기가 어렵고 매장마다 적절히 파기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아이스크림 전문점 근로자 A 씨는 “손님들이 QR코드 인식 방식은 번거롭다며 잘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손님이 수기 명부를 작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히며 관리 감독이 어려운 수기 명부의 사용량이 더 많다는 것을 드러냈다. 

이에 지난 1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코로나19 개인정보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수기 출입 명부가 결국 개인 정보 유출로 이어지자 정보 수집을 간략히 한 것이다. 따라서 이달 안으로, 수기 출입 명부를 작성할 때 이름을 적을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매장 내에서 취식하지 않고 포장해가는 사람은 명부를 작성하지 않는 것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이름 여부에 상관없이 저 대화 내용처럼 연락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무섭다”라며 수기 출입명부에 대해 여전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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