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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뮬란' 소수 민족 박해하는 중국 공안국에 감사 표시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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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뮬란' 소수 민족 박해하는 중국 공안국에 감사 표시해 논란
  • 한서라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10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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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민족 '위구르족'을 박해하는 수용소에서 촬영 및 엔딩크레딧에 감사 표시 문구 삽입
수용소에서 협박, 강제노역 및 여성 강간 등 행해져... 디즈니는 외면

[소비라이프/한서라 소비자기자] 디즈니 영화 '뮬란'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서 촬영한 데다가 공개적으로 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문구를 엔딩 크레딧에 삽입해 논란에 휩싸였다.

9월 17일 개봉하는 뮬란의 엔딩 크레딧에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르판 공안국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감사 표시(Special thanks) 문구가 담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디즈니는 수용소와 관련된 4개의 선전 부서에도 촬영에 협조한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문구로 인해 '뮬란'의 촬영지가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을 박해하는 장소인 '위구르 수용소'였다는 점이 밝혀지고, 더 나아가 중국 공안국에 감사함을 표한 것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위구르족 무슬림이 강제 구금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살아가는 곳이다. 이곳에서 중국은 무슬림에게 중화사상을 주입하거나 종족 자체를 말살시키는 정책들을 시행한다. 협박, 괴롭힘, 종교 문화적 차별 등이 지속해서 가해지며 무슬림에게 금지된 돼지고기와 술을 먹게 하고, 종교와 관련한 각종 장식을 서양식 스타일로 교체한다. 이런 정책을 거부할 경우 이들을 재교육 수용소에 보내 비인간적인 처사와 고문을 가하고 의류공장, 식품가공소 등에서 강제 노역을 시킨다. 이처럼 이 자치구는 인권 유린이 행해지고 있는 공간이며 감시탑, 시체 소각시설까지 설치돼 있다. 공산당인 중국이 '종교' 자체를 거부하고, 특히 이슬람의 테러리즘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위구르족을 문화적으로 말살하는 것이다.

'뮬란'은 무예에 재능을 지녔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이를 숨기고 부모님의 뜻에 따라 살던 '뮬란'이 전쟁이 터지자 여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전사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이처럼 이 영화는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던 주인공이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어 페미니즘적 요소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뿐만 아니라 디즈니는 '엘사', '알라딘'과 같이 여자를 주인공으로 '여성'에 대한 이야기 시리즈를 전개해 여성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하지만 가상의 시나리오에서는 여성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던 디즈니가 실제로 벌어지는 여성 탄압에 대해선 외면한 점에서 더 큰 문제점을 지닌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중국 공산당은 위구르족 여성들에게 있어서 인권을 유린하고 성적 학대를 지속해왔다. 예를 들어, 중국 공산당은 위구르족의 종족 번식을 막기 위해 여성들에게 강제로 몸에 피임 기구를 삽입하는 등 불임 시술을 강요했다. 게다가 위구르 가족을 감독하는 '결연 가족'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국인 남성과 결혼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 위구르족의 여성들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당하고, 성적 학대와 강간을 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실제로는 여성의 인권이 탄압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학대를 주도하는 수용소와 협력해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뮬란'을 제작한 것은 더 큰 비판 요소가 된다.

한편, '뮬란'은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영화의 주연 배우인 류이페이(유역비)가 홍콩의 민주화 운동 확산 시 홍콩 경찰을 옹호하며 "홍콩은 수치스러운 줄 알아라"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상영 전부터 홍콩을 비롯해 태국, 대만 등에서 불매운동이 나타났으며 트위터에선 '#BoycottMulan'의 해시태그가 퍼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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