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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소비] 힐링 여행, 한옥 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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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소비] 힐링 여행, 한옥 스테이
  • 홍보현 기자
  • 승인 2020.09.09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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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부터 유지해온 한옥에서 힐링여행
강릉 선교장, 산운마을 소우당, 함양일두고택의 풍류와 정취

[소비라이프/홍보현 기자] 널찍한 대청마루, 나지막한 담장, 사계절 달라지는 처마 풍경, 오랜 세월 전통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한옥의 매력을 느껴보자.

장소 : 강릉 선릉장

몸과 마음을 맡기는 강릉 선교장
강릉시 운정동에 위치한 선교장은 원형이 보전된 한국 최고의 전통가옥이다. 선교장 마당에 들어서면 경포대와 경포호가 운치 있는 풍광을 자아낸다. 선교장이 자리 잡은 마을이 예전 경포호수를 배를 타고 건너다니던 ‘배다리 마을’이었기 때문에 ‘선교장’이라고 불린다.

조선 시대엔 임금이 사는 궁궐만 100칸 이상 지을 수 있었다. 전국에 99칸짜리 집들이 몇 개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집들을 오밀조밀 붙어 있어 답답해 보이는데, 강릉 선교장은 3만 평 대지에 마치 마을처럼 집을 흩어 지어 눈이 시원하다.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의 11대손인 무경 이내번(1692∼1781)은 어머니 안동 권씨와 함께 충주에서 강릉으로 이주했다. 집터를 찾던 모자는 족제비 무리를 쫓아가다 명당 터를 발견했고, 1703년 처음 안채인 주옥을 시작으로 활래정, 동별당, 서별당, 연지당, 열화당, 중사랑채 등 무려 10대에 걸쳐 증축을 거듭해 현재 모습에 이르렀다.

선교장 행랑채는 23칸으로 국내 주택 중 가장 길다. 특히 사랑채 열화당으로 들어가는 문과 안채 주옥으로 들어가는 문이 분리돼 있다. 안채는 다른 고택의 안채에 비해 소박한 모습이다. ‘열화당’이라고 부르는 주인 전용 사랑채는 여타 한옥 건물보다 호화로운 모습이다. 마당을 향한 앞쪽의 함석지붕은 제정 러시아식 건축방식으로 이곳에 묵었던 러시아공사가 답례로 지어준 것이라 한다. ‘활래정’은 선교장의 상징 같은 정자다. 마루가 연못 안으로 들어가 있어 마치 그 한가운데 정자가 있는 듯하다. 이곳에서 선교장의 주인과 손님이 연꽃차를 마셨다고 알려졌다.

선교장은 옛날 한양에서 잠시 공직을 떠난 사람들이 금강산 여행을 할 때 잠시 머물다 떠나는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다. 서울에서 금강산으로 가려면 태백산맥을 지나야 하는데 선교장에 들려서 대접을 받고 다음 계절의 옷까지 준비해 금강산으로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럴까? 코로나19와 폭우, 더위에 지친 심신을 선교장에 오롯이 맡기고 싶은 심정이다.

구름에 감싸인 소우당
산운마을은 경북 의성군 금성면 수정리 금성산 아래 위치한 450년 전통을 간직한 영천 이씨 집성촌이다. 
산운은 마을 뒤편 금성산 위로 신비한 구름이 아름답게 감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마을에는 소우 이가발이 1800년대에 건립한 소우당(素宇堂)이 있다. 소우당은 중요 민속 문화재 제237호로 지정됐다.

장소 : 소우당

소우당은 전체 구조가 ㄷ자형 평면으로 사랑채 앞에 일자형의 문간채가 있고 집 서쪽에 별도의 담장을 둘러 나무숲을 조성해놓았다. 정원을 이룬 소나무, 향나무, 대나무, 상수리나무, 산수유나무, 측백나무가 어우러진 작은 숲속에 단풍나무를 비롯해 연못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 시대의 전형적 정원 연못 원칙인 천원지방을 따르지 않고 경주 안압지처럼 굴곡진 비정형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넉넉한 공간에 주변 지물과 조화를 이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고즈넉한 한옥의 멋 일두고택
많은 유학자를 배출한 함양의 중심에 위치한 개평(介坪)마을은 두 개울이 하나로 모이는 곳이다. 100년 넘은 한옥만 60채가 넘을 정도로 보존된 개평마을에는 특히 일두고택이 유명하다.

조선 시대 오현 가운데 한 사람인 일두 정여창 선생이 태어난 터로 지금의 고택은 일두 선생 사후인 1690년대 안채를 짓고 그 이후 후손에 의해 지속적으로 건축되어 만들어졌다. 지난 1984년 1월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186호로 지정된 일두고택은 한옥 목조 기와집으로 대지 9,900㎡, 17동 99칸 규모였지만 현재는 문간채, 사랑채, 중문간채, 곳간, 안곳간, 아래채, 안채, 사당, 곡간, 안사랑채 등 12동 72칸이 남아 있다. 사랑채는 170년 전, 안채는 350년 전 각각 중수됐다.

1987년 KBS 드라마 ‘토지’의 최참판댁 촬영지였으며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고애신의 집으로 나오기도 했다. 일두고택에 들어서기 전 솟을대문이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솟을대문은 가마를 타고 출입할 수 있도록 좌우의 행랑보다 높게 설치한 문으로 권위의 상징이다. 솟을대문을 지나 마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안채로 가는 일각문이 보이고, 오른편으로 넓은 마당에 높은 축대 위에 ‘ㄱ’자형 사랑채가 있다. 사랑채 탁청재(마음을 푸르게 닦는다는 의미) 누마루에서 바라보는 마당엔 수령 300년이 된 소나무와 석가산 정원이 자태를 뽐낸다. 석가산 정원은 돌을 쌓아 산처럼 만든 것으로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정원 조성 기법이다. 정원에 자연환경 세계를 옮겨 놓은 석가산 정원을 바라보면 마음이 깨끗해질 것이다.

일두고택은 2013년 문화관광부로부터 ‘명품 고택’으로 지정되면서 사랑채, 안사랑채, 행랑채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소비라이프Q 제155호 여가소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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