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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 매각협상 사실상 무산... 기안기금 2조 투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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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 매각협상 사실상 무산... 기안기금 2조 투입 전망
  • 조규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08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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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노딜 선언만 남겨둔 상황
기안기금, 채권단 출자 전환, 지분 감자로 구성된 플랜B 시행될 것으로 전망

[소비라이프/조규현 소비자기자]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며 아시아나항공이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의 관리가 시작되면 인력 구조조정과 경영진 교체 등 체질 개선이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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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정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 계약해지 여부를 이르면 이번 주 통보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일 산업은행에 이메일을 보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밝혔고, 채권단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시작된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는 결국 '노딜'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4월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후 입찰 과정을 거쳐 작년 11월 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12월에는 아시아나 항공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약 2,500억에 달하는 계약금을 지불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항공업체의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태가 악화하면서 업계에서는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부채비율은 2,291%에 달하며, 자본잠식률은 올해 49.8%로 작년 대비 약 30% 이상 상승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정확한 계약해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채권단이 플랜B를 마련하여 노딜 선언과 함께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산 인수를 전제로 한 차입금이 상당하기 때문에 인수 무산 시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트리거 조항에 따라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ABS를 투자자들이 회수하게 되고, 부채의 70%가 ABS로 구성되어 있어 이를 막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9,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항공사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이게 된다면 관련 업계나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플랜B의 주요 내용으로는 금호산업 지분 감자, 채권단 출자 전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이다. 대주주 책임을 물어 금호산업의 지분을 감자하고, 채권단이 보유한 8,000억 원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력하다. 이 경우 채권단은 지분율 약 37%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가 된다. 실제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기안기금 운영심의회를 소집했으나, 예정되었던 회의를 연기했다. 40조 원 규모로 운영되는 기안기금은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할 시 2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급하기로 합의를 본 상황이다.

다만 올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 7,000억 원을 지원했는데, 추가로 2조 원을 지원하면 세금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새 인수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채권단이 관리체제로 전환해 경영 안정화, 재매각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경우 우려되는 것은 구조조정 규모다. 아시아나항공은 직원의 절반가량이 유·무직 휴직제를 도입했고 인건비는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항공업이 침체할 경우 구조조정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국가적 기간사업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업황 악화가 지속된다면 코로나19 종식 여부에 따라 구조조정 규모가 결정될 거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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