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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관의 파산, 소외받는 지역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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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관의 파산, 소외받는 지역 주민들
  • 박민준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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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전국 34곳의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던 '작은 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 파산
문화생활로 부터 소외된 지역의 주민들의 고통도 점점 심해져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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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박민준 소비자기자] 6월, 34곳의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던 '작은 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이 파산했다. 대부분의 작은 영화관은 운영하는 사람 없이 방치되고 있다. 문화소외 지역의 주민들 역시 문화서비스로부터 배제되고 있다.

2019년 영화관을 방문한 총 관객 수는 약 2억 2천 7백만 명이다. 1인당 영화 관람 수로 따지면 대략 한 사람이 1년에 4.4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관객이 2019년 전체 관객 수의 약 49.8%를 차지했다. 특별시와 광역시, 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총 관객 수는 전체의 약 22.1%였다.

여러 도내에서도 대규모 영화관들은 인구가 많고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는 도시 위주로 설립됐고 농어촌 지역과 같이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부족한 지역의 주민들은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한 채 소외됐다.

2010년부터 도시와 농어촌간의 문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지원 아래 전국 곳곳의 문화 소외지역에 작은 영화관이 설립됐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나온 '작은영화관 사업효과성 연구'에선 문화 관람 기회가 적었던 전라북도 장수군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문화시설은 영화관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한누리시네마'를 시작으로 극장시설이 없는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작은영화관을 건설해 지역민의 문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공공사업이 시행됐다.

작은영화관이 흑자를 기록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2020년까지 약 50개의 작은영화관이 생겨났고 주민들은 6천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최신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50여 곳 중 34곳은 작은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이 운영했고 나머지는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되거나 다른 운영업체가 운영했다.

지난 2월부터 작은영화관의 운영이 어려워졌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작은영화관의 대부분은 휴관을 결정했고 휴관 기간이 길어지자 작은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은 결국 6월에 경영난으로 파산신청을 했다.

이에 작은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이 운영하던 작은 영화관 중 충청북도 옥천군, 강원도 화천군의 경우는 직영으로 운영을 재개했고 강원도 평창군과 충청남도 청양군의 경우는 새로운 위탁업체를 찾아 영화관을 재개관했다. 영화관 운영을 위해선 영사기사와 영화관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프로그래머가 필요하다. 영화 프로그램을 수급하는 인력도 필요하다. 지자체가 영화관을 직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상당한 인건비를 부담해야하는 점 때문에 대다수의 작은 영화관은 새로운 운영업체도 찾지 못하고 직영으로 운영되지도 못하면서 방치되고 있다. 문화소외 지역의 주민들은 문화서비스로부터 배제되고 있다. 경상남도 합천군의 주민 A 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주변 도시로 외출도 할 수 없고 작은 영화관도 문을 닫자 최신 영화를 관람할 방법이 없다"라며 작은 영화관의 재개관을 기대했다.

작은영화관 건설에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만큼 문화 소외지역 주민들의 문화시설 수요를 만족시킨다는 목적 달성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전국에 방치되고 있는 작은영화관의 새로운 운영 주체를 찾고 운영을 재개하거나 코로나19가 진정된 후 영화관을 지역 주민들의 소통공간이나 교육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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