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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그러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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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그러거나 말거나
  • 김정응 『FN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 승인 2020.09.02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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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는 일종의 “야호~”와 같은 가슴 뻥 뚫리는 환호성
타인을 의식하는 무거운 쇠사슬로부터 해방되는 것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말투가 예전 같지 않아요.” “칼럼에서 그런 표현은 어색해요.”
요즘 제가 뭔가 변했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그런 디테일을 감지할 수가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경계도 하게 됩니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될 수가 있구나 하고 말입니다. 꼭 유명인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른바 SNS 활동을 한다면 누구나 공인(公人)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라는 말을 종종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자양동은 뚝섬유원지뿐만 아니라 기사식당 거리 또한 명소 중의 하나입니다. 택시를 타면 기사님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아, 기사식당 거리 있는 그곳 말이죠?” 그곳의 기사식당은 가성비가 좋습니다. 맛있고 가격도 착하고요. 게다가 택시 기사님들의 삶에 대한 푸짐한 입담도 덤으로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는 <길 위의 철학자>라는 책을 쓰고 또한 그도 그렇게 불리고 있는데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이야말로 도로 위의 ‘달리는 철학자’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세 분의 기사님이 너무나 큰 목소리로 갑론을박하며 세상사를 논하고 있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라는 정신이 필요하다는 말에 저의 귀가 뻥 뚫리고 입이 확 열렸습니다. 그들이 나눈 인생에 대한 철학적 대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나, 사람들은 지나치게 남을 의식한다. 정작 상대방은 그를 반의반도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해야 한다. 
둘, 사람들은 지나치게 과거에 집착한다. 택시 지나간 뒤에 손 흔들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해야 한다. 
셋, 사람들은 지나치게 미래를 걱정한다. 당장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신(神)도 알지 못하는데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해야 한다. 

저는 기사님들이 하는 말에 무척 공감이 되더군요. 아마도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그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을 실생활에 적용해 보았는데 효과가 좋았습니다. 또한 이런 것과 관련해서 심리학이나 자기계발서 등의 자료를 살펴보니 효과의 근거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는 일종의 “야호~”와 같은 가슴 뻥 뚫리는 환호성이라는 것입니다. 타인을 의식하는 무거운 쇠사슬로부터 해방되는 것입니다. 너는 하행선 나는 상행선 하는 식으로 타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소신껏 선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타인의 간섭이나 시선을 털어 버리고 오로지 나 자신에 집중하고 나아가 타인에 대한 오해나 시기 그리고 질투에서도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더불어 ‘그러거나 말거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말의 어감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일 상대방이 있다면 그 입장에서는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느낌은 최소화 시키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논리와 명분이 더욱 탄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환경을 지배하지 못하면 환경에 지배당한다.” 
참으로 이상적인 삶의 도전과제인데 그 도전의 시작은 마음가짐에 있을 것입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철학이나 정신이죠. ‘그러거나 말거나’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오늘도 너무나 착해서 지나치게 상대방을 의식하고 있는 당신도 한번 사용해보길 권해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너나 잘하라고요? 네, 잘 알겠습니다.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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