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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도 ‘부캐’ 시대 ...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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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도 ‘부캐’ 시대 ...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 이준섭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8.27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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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서부터 불어온 부캐 열풍
부업과는 구분하여 자아실현의 긍정적 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소비라이프/이준섭 소비자기자] 연예계에 ‘부캐’ 열풍이 불면서, 나만의 부캐를 만들어나가는 일반인들도 늘고 있다. 이는 흥미를 찾고 자아실현을 돕는 등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부캐 열풍이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방송인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을 필두로 연예계에는 ‘부캐’ 열풍이 불었다. 부캐란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되던 말로, 본래 육성하던 캐릭터나 계정 외에 새롭게 만든 캐릭터나 계정을 뜻한다. 방송인 김신영의 '둘째이모 김다비', 가수 이효리의 '린다G', 방송인 박나래의 '조지나'등이 부캐의 후발주자로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개그우먼 신봉선이 부캐 ‘캡사이신’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했다.

출처 : 잡코리아
출처 : 잡코리아

사실 이러한 부캐는 많은 사람이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회사와 평상시에서의 모습이 다르다는 직장인이 4명 중 3명꼴로 높은 수준이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회사에서는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현실에서는 내성적이던 사람이 SNS상에서는 활발히 활동하기도하고 좋아하는 취미를 열정적으로 즐기는 등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동안 이러한 자신의 정체성들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최근 연예계 부캐 열풍이 불면서 일반인들도 이를 부캐로 정의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인스타그램에 부캐를 해시태그로 한 게시물은 6000여개가 넘으며 자신의 부캐를 자연스레 공개한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일반인들도 그동안 보여주던 다른 모습들을 부캐로 구체화하기도한다. 인기 유튜브 채널 ‘김재원의 즐거운 게임 세상’의 김재원은 ‘김재투’라는 부캐를 만들었다. 이 밖에도 변호사 유튜버가 자신의 부캐의 일상을 업로드하고 한 일반인은 퇴근길에 노래부르는 자신의 모습을 부캐로 정의하여 유튜브를 운영하기도한다.

이에 더해 대다수 언론 및 개인 블로그 등 에서는 부업, N잡에 대해서도 부캐로 칭하기도 한다. 본업 외에 오픈마켓이나 배달과 배송 아르바이트, 에어비앤비 등을 통해 일반인들도 소득을 창출하는 부캐를 만든다는 식이다.

이러한 부캐 문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온라인게임에서 본캐만 열심히 육성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일관적이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캐 문화의 확산이 오히려 부캐를 만들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평생직장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고용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세상에서 어쩔 수 없이 인생 2막을 준비해야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부캐 문화는 연예계에서의 시작부터 부업 등의 금전적인 면보다는 한 사람이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개인이 다양한 취향과 재능을 가진 것이 자연스러움을 알렸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부캐를 통해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으며 이를 표출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기에 하나의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부업을 부캐로 칭하는 경우, 부캐가 아닌 원래대로 ‘투잡’ 혹은 ‘N잡’이라는 이름의 부업이라고 칭해야 할 것이다. 건전한 부캐 문화는 삶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지만 부업은 그저 삶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단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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