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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사람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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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사람냄새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20.08.19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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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는 ‘사람’이라는 말과 ‘인간’이라는 말의 차이에서 나온다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막걸리에 파전 어때?”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느 금요일 늦은 오후였습니다. 두 명의 선배와 후배 한 명 그리고 저를 포함해서 네 명의 번개용사들이 의기투합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큰 덩어리로 모아보면 다음 세 가지 정도였습니다. 

하나, 부모님 이야기 
치매로 고생한다.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한 달에 한 번 면회한다. 형제간에 의견이 엇갈려 괴롭다. 이럴수록 서로 조심해야 화목을 깨트리지 않는 것인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괴롭다. 

둘, 돈 이야기 
돈이 없으면 큰 문제지만 너무 많아도 문제다. 돈에 대한 철학을 어떻게 갖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돈 때문에 부모자식 사이에, 또는 형제들과 의가 상하는 무수한 사례를 보게 된다. 

셋, 어떻게 살 것인가? 
가급적 빨리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한다. 책도 읽고 유튜브도 많이 본다. 특히 유튜브는 쉽고 재미가 있다. 거기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사기꾼들도 많지만, 주옥같은 사례도 많다. 현재까지의 답은 ‘사람냄새’의 향기가 나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에 그 ‘사람냄새’라는 말이 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왜 이런 상식의 상식 같은 말이 나왔을까요? 매사 원인과 결과에는 어떤 관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물어보았습니다. “왜 하필 사람냄새인가요?” 대답은 심플했습니다. “사람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래”  

“그 인간 알지? 사람냄새가 나니?”  
짐승의 탈을 쓴 인간 등 여러 유형을 언급했는데 그중에서도 압권은 소시오패스(Sociopath, 반사회적 성격장애) 인간이었습니다. 극단적 이기주의. 잔꾀와 반칙에 능하고, 자기들만의 끼리끼리의 문화에 빠져 사는 사람들. 살벌한 표현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지칭한 특정인의 사례를 듣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 사람 알지? 사람의 얼굴이잖아 ……” 
그렇다면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란 누구일까요? 한 가지를 꼽자면 배려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더욱더 중요한 것은 배려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죠. 역지사지(易地思之)하고 경청(傾聽)하려는 노력이 따라야 가능한 일입니다. 배려는 마음 씀씀이 즉 정서적 여유라는 큰 나무에서 맺어지는 귀한 과일인 것입니다. 

“당신은 사람냄새가 나서 좋습니다. 당신을 만나면 행복합니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선배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기분이 묘하더군요. 혹시 다른 사람에게 보내고자 한 것이 제게 잘못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진정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오늘 제가 내린 결론은 이런 것입니다. 사람냄새는 ‘사람’이라는 말과 ‘인간’이라는 말의 차이에서 나온다. 인생은 정답도 없고 또한 어찌됐든 굴러간다고 하는데 그래도 사람얼굴을 하고 사람냄새 나는 사람으로 사는 삶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누구는 ‘그 사람’으로 불리고 누구는 ‘그 인간’으로 불린다.”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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