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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동산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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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동산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셨나요?
  • 이봉무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03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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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업체가 제시한 고수익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어떤 곳에 어떤 투자를 하든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

[소비라이프/이봉무 칼럼니스트] 동산담보를 기초로 한 P2P 업체들이 사기 사건에 연루되면서 투자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018년 5월부터 2년간 사기 또는 횡령 등 위법 행위로 금융 당국에 적발돼 수사를 받은 곳은 18개 업체이다. 다만, 2020년 8월 온투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P2P 업체에 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위법행위와 관련된 업체 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P2P 업체는 개인이 투자한 돈을 재원으로 개인 또는 기업에 대출해주는 것이 주된 형태이지만, 미국 등의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비즈니스 모델 이외에도 개인이 개인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모델도 있으며 P2P 업체는 단순히 대출중개 역할만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P2P 업체가 자금 조달과 자산운용을 주도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어서 자산운용사와 혼동되는 경우도 있다.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어딘가에 투자하고 투자성과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면에서 두 업체는 유사점이 있지만, 비즈니스 구조는 전혀 다르다. 자산운용사는 금융회사이지만, P2P 업체는 금융회사가 아니다. P2P 업체와 거래한 고객은 금융회사와 거래한 것이 아니므로 금융소비자로서 받아야 하는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이미 P2P 업체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금융회사와 유사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거래 금액도 조 단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법을 통해 금융회사의 카테고리에 넣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P2P 플랫폼이라는 이유만으로 뭔가 특별한 기술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건실한 플랫폼 회사인지 유사 수신업체인지 구별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동산담보가 투자의 대상이 되는 기초자산으로서 얼마나 가치 있는지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채권의 경우에는 공시가격 또는 시장가격이 존재한다. 기초자산의 가치를 평가하거나 다른 기초자산과 비교할 수 있는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투자상품이 취급하는 대표적인 동산담보는 돈육(돼지고기)이다. 창고에 쌓여있는 돈육을 담보로 금융투자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동산담보가 금융투자상품의 기초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가격변동이 크지 않고 유동성이 좋아야 한다. 

이번 사례와 같이 중고차나 의류 기타 식품 등은 담보가치를 산정하기 매우 어렵다. 지하철역 의류할인매장에서 90% 세일하는 골프의류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창고에 원가 100억 원 골프의류가 있어도, 시장에서는 10억에도 안 팔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P2P 업체에 투자하는 소비자는 이런 사정을 알기도 어렵고 심지어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P2P 업체가 제시한 고수익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어떤 곳에 어떤 투자를 하든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다. 우리는 욕심 많은 개라는 동화를 알고 있다. 개울에 비친 고깃덩어리가 욕심나서 내 것을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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