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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호] 1일 1깡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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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호] 1일 1깡 하시나요?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0.07.07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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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지배하는 ‘밈’ 신드롬
밈은 새로운 놀이문화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가수 비의 노래 ‘깡’으로 대중은 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김영철의 ‘사딸라’,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 지코의 ‘아무노래’ 등 밈 콘텐츠들은 문화를 움직이고 있다.

출처 : youtube '깡' MV 캡쳐

‘1일 1깡’ 열풍
‘깡’은 가수 비가 2017년 12월 발매한 미니앨범의 타이틀곡이다. 발매 당시 깡은 노래와 퍼포먼스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2020년 비의 위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깡 뮤직비디오는 6월 16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 1,500만 뷰를 돌파했다. 대다수가 최근 6개월 사이에 기록된 것이다.

깡 열풍은 한 여고생 유튜버의 콘텐츠에 등장하면서 시작됏다. 이 영상은 조회수 400만 회를 돌파했고, 이후 누리꾼들은 깡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식후깡(밥 먹고 난 뒤 ‘깡’ 뮤직비디오 보기)’, ‘깡팸(‘깡’을 좋아하는 사람들)’ 등 각종 신조어를 낳았다. 가수 본인도 이런 반응을 즐기듯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1일 3깡은 해야 한다’고 말하며 대중의 호감과 관심을 얻고 있다.

이런 현상을 ‘밈(Meme)’이라고 한다. 밈은 특정 신조어나 사진, 영상 등이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소비돼 하나의 유행이 되는 현상으로 새로운 놀이문화다. 밈을 통해 대중을 사로잡은 연예인과 콘텐츠는 ‘깡’ 이전에도 있었다. 배우 김영철이 버거킹 매장에 들어가 햄버거 세트를 주문하며 오로지 ‘사딸라(4달러)’만 외치자 결국 직원이 4,900원에 가격 합의를 본다. 이 광고는 무려 577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딸라’는 2002년 방송됐던 드라마 ‘야인시대’에 출연한 김영철(김두한 역)이 극 중에서 벌인 막무가내식 협상법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에서 곽철용 역을 연기한 김응수도 극 중 대사 “묻고 더블로 가” 덕에 버거킹 광고에 발탁했다. 해당 광고는 유튜브 조회 수 712만 회를 기록했다.
문화 전문가들은 밈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평한다. 이미 유통·식품 업계에서 대표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편의점 CU는 ‘1일 3깡’ 이벤트를 열었다. 깡이란 단어가 들어간 과자 ‘감자깡’과 ‘고구마깡’에 숙취해소제 ‘깨수깡’을 더해 2+1로 판매하는 행사다. CU에 따르면 행사 뒤부터 지난 10일까지 세 제품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01.5%, 106.3%, 47.2% 급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과 질을 넘어 재미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밈노믹스가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며 “밈을 활용한 광고가 연달아 좋은 반응을 얻었으니 하반기에는 더 많은 밈노믹스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가발전하는 밈, 조롱 목적은 NO!
밈이 구축되려면 ‘입소문’이 필요하다. 콘텐츠는 주로 SNS를 통해 전파된다. 1인 1폰 시대가 열리고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인들과 소통하게 되면서 재미있는 콘텐츠의 확산 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밈은 누군가가 시켜서가 아니라 대중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밈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미’와 ‘공감대’가 핵심 키워드이다. 실제로 수요가 없는데도 억지로 공급을 계속 쏟아부어서 수요를 창출하려는 ‘억지밈’도 등장했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유희 요소가 큰 만큼 주의할 점도 있다. 밈노믹스는 효과가 좋지만 자칫 잘못 활용할 경우 소비자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반감을 살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밈은 소비자들 스스로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애착을 크게 느낀다. 그러니 소비자 심리를 잘 파악하고 접근해야 한다. 밈노믹스는 절대 쉬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밈마다 소비되는 기간도 전부 달라서 마케팅 시점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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