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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고정관념 생성 조장하는 보건복지부 금연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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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고정관념 생성 조장하는 보건복지부 금연 광고
  • 전유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6.29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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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은 '얼리어답터', '토론왕', 여학생은 '뷰튜버'
금연과 상관없는 내용이라는 비판도 이어져

[소비라이프/전유진 소비자기자] 보건복지부의 새로운 금연 광고가 성 역할 고정관념 생성을 조장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광고에 등장한 남학생들은 고정된 성 역할로부터 자유로운 ‘얼리어답터’, ‘토론왕’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여학생은 성 역할 고정관념이 담긴 화장하는 모습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 8일 새로운 금연 광고인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을 송출할 것이라 밝혔다. 요즘 세대의 신조어 ‘노답’을 활용해 독특함과 친숙함을 안겨준 광고에 대해 복지부는 기존 광고들이 금연의 필요성을 가르치거나 설득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광고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자랑스럽고 당당한 행동이라는 점을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 등 청소년이 직접 말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보건복지부 금연 광고 캡처
출처: 보건복지부 금연 광고 캡처

이 같은 설명은 광고에 그대로 드러났다. ‘토론왕’으로 소개된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등장한 광고에서는 시사에 관심이 많고 토론을 즐기는 학생의 모습이 생생하게 비쳤다. ‘얼리어답터’로 소개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의 광고에서도 친구들과 유행을 공유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평범한 모습이 그려졌다.

문제는 ‘뷰티 유튜버(뷰튜버)’로 소개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의 광고다. 너희 때는 아무것도 안 해도 예쁘다는 선생님의 말씀으로 시작되는 광고는 곧이어 화장품을 잔뜩 늘어놓은 책상을 비춘다. 화장품 가게에서 아이쇼핑하는 학생의 모습을 보여준 뒤, ‘뷰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이 담배 피울 것 같다는 채팅을 읽은 후 자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말로 끝맺는다.

복지부의 금연 광고에 대해 많은 누리꾼이 “성 고정관념을 드러낸 광고”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남학생들은 고정된 성 역할로부터 자유로운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 반면 여학생은 여자는 화장하기를 좋아한다는 성 역할 고정관념이 담긴 모습으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학생들의 삶을 나열해 놓은 것이 어떻게 금연 광고가 될 수 있냐”며 금연의 의미를 충실히 담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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