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질풍노도] 고용불안을 가져오는 고용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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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고용불안을 가져오는 고용보험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2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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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문제를 지금처럼 안이한 탁상행정으로 다가간다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위촉직 고용’이 바로 ‘해촉’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최근 금융권에 떠오르고 있는 이슈 중 하나가 고용보험과 관련한 내용이다. 고용보험은 국가에서 실직한 근로자에게 실업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새로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안정된 삶을 이어가도록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에 대한 비용을 근로자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정부도 부담한다. 

산재보험, 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이 실시되면서 근로자들의 4대 보험이라는 통칭으로 불리고 있다. 외환위기 덕분(?)에 만들어진 노동의 유연성으로 인해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요즘, 근로자 대부분에게 고용보험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정부는 고용보험이 국민에게 무조건 도움이 될 것으로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정부는 특수고용직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는 근로자들에게까지 고용보험의 영역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특수고용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용자에게 근로자와 동일한 노무를 제공하고 있지만, ‘근로’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근로기준법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특례조항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금융 분야와 관련된 직종에는 위촉직으로 불안전한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보험 설계사가 2008년에, 2016년에는 대출 모집인과 신용카드 회원 모집인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정의되었다. 이들은 회사와의 관계가 끝날 때도 해직이 아니라 ‘해촉’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렇다보니 일반적인 근로자에게는 당연한 퇴직금이나 위로금도 적용되지 않는다. 노동조합 구성도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언제든지 사업자의 입맛에 맞게 정리될 수 있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고용보험 가입으로 사업주가 비용의 부담을 느낀다면 언제든지 그들을 해촉시킬 수 있다. 자칫 정부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문제를 지금처럼 안이한 탁상행정으로 다가간다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위촉직 고용’이 바로 ‘해촉’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벌써 보험사, 캐피탈, 여신회사, 카드사들은 위촉직으로 일하는 보험설계사나 대출모집인, 카드모집인의 처리여부를 두고 손익을 계산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오로지 효율에만 매달리는 조직이다. 특히 민간금융회사들은 자본주의의 최선봉에 있다. 정부가 제대로 정제된 정책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언제든지 민간금융회사들은 칼을 빼 들어 위촉직들에 대한 대량 해촉을 시작하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잘못하면 힘없는 사람들을 더욱 힘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고용보험이 오히려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그게 프로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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