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끝에 디자인 바꿀 것이라 했으나 깜깜 무소식
[소비라이프/전유진 소비자기자] 지난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선정성 픽토그램에 여성의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영등위는 이후 개선 의지를 내비쳤으나, 그 말이 무색하게도 1년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픽토그램(Pictogram)이란 픽토(picto)와 전보를 뜻하는 텔레그램(telegram)의 합성어로, 사물과 시설, 행동 등을 상징화하여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타낸 시각 디자인을 의미한다. 영등위는 등급분류 고려사항인 주제, 선정성, 폭력성 등 7가지 요소의 이해를 돕기 위해 픽토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영등위의 등급분류 고려사항 7가지 요소 픽토그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주제는 사람 형상이 등급분류 체계를 보는 이미지이며, 폭력성은 주먹을 꽉 쥐고 있는 이미지다. 대사는 사람 형상 옆에 말풍선이 띄워져 있으며, 공포는 뭉크의 ‘절규’ 그림에서 차용했다. 약물은 사람이 주사를 맞고 있는 이미지이며, 모방위험은 사람 형상이 거울로 자기 자신을 보고 있는 이미지다.
문제가 되고 있는 선정성 픽토그램은 7가지 요소들 중 유일하게 성별을 드러낸다. 이미지 속 긴 머리 여성은 비스듬히 앉아 있으며, 여성의 신체는 굴곡지게 부각되어 있다. 해당 이미지에 대해 누리꾼 대부분은 여성의 신체에 대한 잘못된 성 관념을 심어줄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여성의 신체 이미지만으로 선정성의 기준을 파악할 수 없다며 ‘잘못된 픽토그램 사용의 예’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영등위의 선정성 픽토그램 논란은 지난해 수면 위로 올랐다. 해당 논란에 대해 영등위는 새 디자인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답변을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선정성 픽토그램은 여성의 신체 이미지다. 영등위가 무엇이 잘못인지 알고 있다면, 이제 말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