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질풍노도] 고객(顧客)과 고객(高客)
상태바
[금융의 질풍노도] 고객(顧客)과 고객(高客)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04 1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고객(高客)으로 생각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고객(顧客)으로 본다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고객서비스, 고객 창구, 고객 센터는 서비스업이 발전하면서 생기게 된 단어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고객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비자 상담실’은 ‘고객 상담실’로 불리고 교통수단의 ‘승객’은 ‘고객’이 되었다. 서비스=고객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지 오래다. 왠지 고객이라고 불리면 존대를 받고 대우를 받는 느낌이다. 높다는 의미의 ‘고(高)’자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고객은 ‘고객(高客)’이 아니라 ‘고객(顧客)’이다. 여기에서 쓰이는 ‘고(顧)’자는 주변을 살피거나 관찰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글자다. 그러니까 주변의 물건을 두리번거리며 살피는 사람을 고객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용어 정의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우리가 과연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금융회사들에 어떤 고객으로 보이는지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 고객(高客)으로 생각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고객(顧客)으로 본다.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의 고객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보험회사들은 새로운 담당자를 배정하면서 1개월~6개월 정도의 시간을 주고 기존계약자에게 신규계약을 끌어내지 못하면 다른 담당자에게 배정을 시키기도 한다. 물론 모든 보험회사가 이렇게 기존계약자들을 대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자본으로 만들어진 보험회사에서 외국자본으로 만들어진 보험회사들로 점차 전염되어 가는 추세고 특히 생명보험회사들의 이런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기존보험을 해지시키고 새로운 보험을 가입시킨 사례를 발표시키고 공유하며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영업방식은 보험회사의 이익에는 부합되지만, 가입자들은 불필요한 전화와 권유로 스트레스와 금전적 손해만 있을 뿐이다. 불합리한 권유로 기존계약을 해지하고 새롭게 계약을 하면 나이에 따른 위험률이 증가해서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한다. 만약 새로 가입한 보험의 보험료가 저렴하다면 보장내용을 줄였을 가능성이 크다. 새로 가입하는 상품들이 더 좋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른 분야도 사례들은 비슷하지만 대부분 일회성인 데 비해 보험 상품의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서 좀 더 크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보험회사가 기존가입자들의 보험을 잘 유지하는 성실함을 갖도록 계도에 나서야 한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