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응의 LOVE LETTER] 어른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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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어른 공식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20.05.20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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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confession) = 3I (Identity / Innovation / Ideal)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5월 18일 성년의 날, 퇴근길 지하철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중년 남성 두 사람이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녀가 언제나 어린애로만 알았는데 성년이 되다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는 뭐 그런 일반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하는 방식이나 표현이 문제였습니다. 우선 목소리가 지나치게 컸고 상스러운 말까지 침에 섞여 튀어나왔습니다. 코로나 19시대의 지하철 예절을 무시한 채 말입니다. 

제가 자주 가는 뚝섬 유원지에는 실버 존(Silver Zone)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노인들이 바둑. 장기도 두고 또한 게이트볼(Gate ball)을 즐기기도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따금 볼썽사나운 모습이 목격되기도 합니다. 훈수 때문이라고 하는데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함께 어떤 때는 주먹질도 합니다. 치기 어린 동네 불량배와 다름없어 보일 때가 많습니다. 

나이가 들고 코밑수염이 자란다고 모두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대견하다고 말하면서도 내면이 성숙하지 못한 이른바 ‘어른 아이’ 성인들이 여기저기에 많으니까요. 저도 성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치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과연 성년,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마음의 흔들림이 없다는 불혹(不惑)의 40대 시절에 오히려 마음의 흔들림이 컸던 것 같습니다. “어른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그때 저의 마음을 달래준 노래가 있었습니다. 참 많이도 흥얼거렸더랬습니다. 
“……
빨리 어른이 됐으면 난 바랬지 어린 날엔 /
다시 서른이 된다면 정말 날개 달고 날고 싶어
……” – 양희은 <내 나이 마흔 살에는> 중에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라도 잡아볼 심정으로 예전에 읽었던 톨스토이의 <고백록>을 다시 들여다보았습니다. 톨스토이 또한 나이가 들어서까지도 진정한 성년의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더군요. 이런 톨스토이의 고민과 독백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톨스토이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C (confession) = 3I (Identity / Innovation / Ideal)

이것이 도대체 무엇이냐고요? 톨스토이의 <고백록>에서 얻은 저의 결론입니다. 이름하여 ‘어른 공식’입니다. 성인, 즉 어른다움의 실마리는 다음 세 가지의 질문을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 나는 누구인가? (Identity) 
어른은 성찰(省察)하는 사람입니다. 성찰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자신만의 분명한 대답을 만드는 일입니다. 당시에 모든 것을 가졌다던 톨스토이도 적지 않는 나이에(51세) 이러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성찰은 또한 회심입니다. 회심(回心, conversion)이란 삶의 방향을 긍정의 축으로 돌리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이 약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삶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는 곧 인생이 정체성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입니다. 

둘, 나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Innovation)
어른은 성장(成長)하는 사람입니다. 성장은 변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그런 변화이어야 할 것입니다. 톨스토이의 자기 고백과 그를 통한 깨달음은 그에게 큰 변화의 전환점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의 머릿속에 새로운 ‘창작의 저수지’가 만들어지고 소설가에다가 사상가, 종교예술가, 도덕가, 교육자라는 수식어까지도 갖게 되어 진짜 어른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셋째,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Ideal)
어른은 결국 성숙(成熟)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톨스토이가 말하는 성숙한 삶이란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톨스토이 자신은 토지를 나누어 주며 농민과 함께 생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지만 아득한 이상에 그치고 맙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꽃 피워야 할 성숙한 삶은 무엇일까요? 저는 대기만성, 늦깎이라는 말이 저에게 해당한다는 그러한 신념을 갖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성숙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신의 경우는 어떠한지요? 

성년의 날을 맞아서 어른 대열에 들어선 우리의 아름다운 젊음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더불어 저 자신은 ‘어른 공식’을 되새기며 진짜 어른다운 어른으로 거듭나고자 발버둥을 치고 있는 중입니다. 이 편지를 읽고 있는 당신, 물론 당신은 이미 ‘어른 공식’ 따위는 필요치 않은 진짜 어른이겠지요?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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