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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게임 캐릭터는 어떤 모습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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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게임 캐릭터는 어떤 모습입니까?
  • 전유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5.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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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게임이건 성적으로 부각되는 여성 캐릭터
시선의 '대상'이 아닌, 온전한 '인물'로 조명받기를

[소비라이프/전유진 소비자기자]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 게임 산업은 10년간 연평균 9.8%의 성장세를 보이며 전 국민이 함께 즐기는 여가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발전된 그래픽과 콘텐츠, 이야기 등을 갖춘 게임이 속속 등장하는 오늘날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바로 여성 캐릭터의 모습이다. 어느 게임이건 동일하게 성적으로 부각되는 여성 캐릭터의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출처 : 유튜브 캡쳐

지난 2016년 7월 출시된 한 게임에서는 여성 캐릭터 성적 대상화의 새 지평을 연 게임이라며 큰 비난을 받았다. 문제는 본격적인 출시 전 공개한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부터 시작됐다.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신체부위가 훤히 드러나는 옷차림을 하고 대도시 지하철역 한복판에서 전투를 펼친다. 이 모습을 보는 이용자들의 시선은 홀로 수많은 적을 물리치는 캐릭터의 뛰어난 능력과 카리스마가 아닌 캐릭터의 신체 부위에 집중하고 있다.

노골적인 여성 캐릭터 성적 대상화는 게임이 전개되면서 심화된다. 게임 내 여성 캐릭터의 '데드 신' 역시 논란이 되었다. 죽음 이후에도 중력을 무시한 듯 한쪽 가슴을 걸치고 있거나,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한 채 부자연스럽게 누워 있는 여성 캐릭터의 모습은 커뮤니티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이용자들은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어긋난 여성 캐릭터들의 신체비율에 "기괴하다", "게임에 집중하기 힘들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거듭된 선정성 논란 끝에 게임 제작사는 캐릭터를 삭제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이용자들을 다시 불러들일 수는 없었다. 이 게임은 결국 출시 24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며 씁쓸한 결말을 맞이했다.

게임 내 여성 캐릭터의 존재 의미는 남성 캐릭터에게 '잘 보이기 위함'에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글플레이 스토어 기준 최고 매출 5위를 달성했던 한 게임은 유튜브 광고를 통해 여성 캐릭터의 특정 신체부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장치를 등장시켯다. 게임 속 남성 캐릭터에게 잘 보이려면 이 장치를 통해 미인형의 얼굴을 획득해야만 한다. 해당 광고를 접한 대학생 A씨(23)는 "여성 캐릭터를 인형 취급하는 것만 같아 소스라쳤다. 아이들이 보고 외모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될까봐 두렵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늘날 게임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여성 캐릭터의 성적인 모습이 아니다. 온전한 하나의 캐릭터로서 그의 능력과 서사에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과도한 성적 대상화와 외모지상주의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활약하는 게임 속 여성 캐릭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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