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김회정 인턴기자] 코로나19로 위기 극복을 위해 중위소득 이하에게 제공한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가 애매한 사용처를 두고 형평성 논란에 빠졌다.

서울시는 지난 3월 30일부터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서 정부지원을 받는 가구를 제외한 117만 7,000만 가구에 구성원 수에 따라 재난긴급생활비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금액은 접수한 날로부터 7일 후에 선불카드 또는 모바일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재난긴급생활비는 또한 지역화폐처럼 소상공인을 돕자는 취지에서 대형마트·백화점·유흥업소 등에서 사용이 제한된다.

이러한 서울시의 사용처 기준이 모호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대형마트 3사인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중 홈플러스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소상공인을 돕자는 의미에서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됐지만, 시민의 편의성과 거동이 불편한 시민을 고려해 배달이 가능한 대형마트 중 한 곳만 허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마트 3사는 모두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이들 중 홈플러스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 정부 지원 기프트 사업에서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자체 상품권이 있다며 거부해, 홈플러스가 선정됐었다”며 ‘전부터 사용해오던 곳’을 자의적으로 선정했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선불카드는 카드 단말기가 있는 모든 업소에서 결제가 가능하기에, 과거 상품권 문제는 현재 상황과 전혀 연관되지 않는다.

‘배달 서비스’를 명목으로 홈플러스를 넣어뒀지만, 온라인 유통업체에서도 이용이 가능한 것도 논란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장보기가 활성화되어, 마트에 방문하지 않고도 손쉬운 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유통업계는 ‘유통 괴물’이라 불리는 쿠팡과 더불어 11번가, G마켓 등 대기업도 모두 포함된다. 서울시에서 가능하다고 안내하지는 않지만,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사용법이 널리 퍼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e커머스 입점 업체들도 개인사업자이므로 소상공인으로 볼 수 있다”며 “거동이 불편하거나 나갈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온라인 결제도 가능하게 했다. 사업자의 주소지가 서울시여야만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침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내에 입점한 가게들에 대한 차별을 드러내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서울시는 NC백화점·AK백화점·노브랜드·코스트코·킴스클럽 등 일부 백화점과 마트를 허용했었으나, 최근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바꿨다. 이러한 서울시의 태도에 시민들에게 혼선을 주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기준이 없어 형평성 논란을 가져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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