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1:51 (목)
드라마 속 '데이트 폭력', 현실은 더 가혹하다
상태바
드라마 속 '데이트 폭력', 현실은 더 가혹하다
  • 전유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5.06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기 드라마, 치밀하고 잔인한 데이트 폭력 묘사 도마 위에 올라
일 년에 만 건 넘게 신고되는 범죄, 드라마보다 더 가혹한 현실
출처- unsplash
출처- unsplash

[소비라이프/전유진 소비자기자] 최근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모 드라마가 치밀하고 잔인한 데이트폭력 범죄 묘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가해 남성은 자신의 범행을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정당화하는 한편, 피해 여성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본 모습을 그대로 내보내며 논란의 불을 지핀 것이다. 또한 드라마의 화제성과 함께 현실에서 발생 중인 데이트 폭력 범죄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드라마 속 데이트 폭력 묘사는 조연 A(여자)와 B(남자)의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과거 시점에서 두 사람은 동거하는 연인으로 등장한다. 허나 껍데기만 그럴싸할 뿐, 실상은 B가 행하는 지속적인 집착과 폭력을 A가 감내하고 진정시키는 남보다 못한 관계이다. 오랜 시간 데이트 폭력 피해에 노출된 A는 B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그를 보호한다. "내가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 거예요", "사랑해서 그래요"라며 도리어 정당화한다. 

현재 시점에서도 데이트 폭력은 계속된다. 1년간의 감옥살이를 마친 B는 A의 직장을 알아내 몰래 지켜보거나, 사는 곳에 불쑥 찾아와 다시 시작하자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또한 지난주 방영된 최신화에서는 신변위협을 느끼고 떠나려는 A를 뒤쫓아 추격전을 벌이며 시청자들에게 공포심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처럼 피해자의 삶 자체를 암흑으로 몰아넣는 데이트 폭력 범죄는 현실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며,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의 '2019 경찰백서'에 따르면 연도별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016년 9,364건, 2017년 14,136건, 2018년 18,671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연도별 검거인원도 2014년 6,675건, 2015년 7,692건, 2016년 8,367건, 2017년 10,303건, 2018년 10,245건으로 대체적으로 증가했다.

범죄율 증가에 따라 데이트 폭력 범죄 사례도 수면 위로 올라오며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10일 이별에 대한 보복으로 전 여자친구의 집 앞에 나체사진을 붙인 1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이 사건은 지난 2월 13일 피해자가 부산의 모 대학 커뮤니티에 작성한 글이 캡처되어 SNS 등에 일파만파 퍼지며 알려졌다. 피의자는 연인 사이 있었던 일을 부모에게 말해버리겠다며 협박을 일삼았다. 

데이트 폭력은 연인이라는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특성상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만일 자신이 데이트 폭력을 당한다고 느낀다면 지체 없이 피의자를 고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는 사랑스러운 연인이 아니며, 당신을 갉아먹는 폭력배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