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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호] 무심코 뿌린 스프레이…초미세먼지보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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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호] 무심코 뿌린 스프레이…초미세먼지보다 위험
  • 전지원 기자
  • 승인 2020.04.09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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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건강을 위협하는 스프레이 제품들

[소비라이프/전지원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향균 스프레이와 소독제 스프레이 등 스프레이 형태 생활화학용품이 많이 사용되면서 과연 이 제품들의 안전성이 보장되는지 의문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우리는 유해 화학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흡수되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스프레이 형태의 생활제품은 가구 세정제와 에어컨 탈취제 등이 있었고 최근에는 향균제, 소독제 등 종류도 많아졌으며 손, 마스크, 휴대폰, 가방 등 용도도 다양해졌다.

과연 스프레이 제품은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서울대 보건대학원 윤충식 교수팀은 시중에 판매되는 8종의 스프레이 제품 속 나노 물질이 공중에 분무됐을 때 사람의 기관지부터 폐의 허파꽈리(폐포)에 쌓이는 양을 분석, 공개했다. 실험에 사용된 제품은 압축가스에 분사되는 ‘압축형’ 5종, 손으로 잡아당겨 분사하는 ‘분무형’ 3종이었다.

연구 결과 압축형 제품을 분사할 때 발생하는 입자 중 100㎚ 이하의 작은 나노 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80~85%였다. 이들 나노입자는 분사한 지점부터 3m까지 이동해 수 시간 동안 공기 중에 떠 있었다.

이와 달리 분무형 제품은 압축형 제품보다 무거운 입자가 많아 사용자의 호흡기 노출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큰 입자는 분사됨과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사용 전 실내 공기 수준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실제 허파꽈리에 달라붙는 나노 입자 수는 압축형이 펌프형보다 3.8~15배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허파꽈리에 다다르기 전 기관지에 달라붙는 입자 수도 압축형이 펌프형의 1.5~5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압축형 제품을 1m 이내 근접거리에서 분사하면 2m 이상의 먼 거리에서 분사했을 때보다 폐나 기관지에 1.2~4배 더 침착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즉 압축형 제품이 분무형 제품보다 성분이 훨씬 미세하게 발사돼 폐 속 깊숙이 침투될 수 있는 것이다.

윤 교수는 “생활화학제품을 쓸 때 같은 용도의 제품이면 가급적 압축형보다 분무형 제품을 쓰는 게 좋다”며 “부득이 사용할 때에도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호흡기와 멀리 떨어지게 분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온라인쇼핑몰과 국내 구매대행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분사형(스프레이) 세정제 및 살균제 25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일부 제품에서 CMIT, MIT 등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균보존제가 검출됐다.

이 성분들이 검출된 제품은 총 25개로, 7개 제품에서 MIT가 최소 2.8㎎/㎏~최대 62.5㎎/㎏, 3개 제품에서 CMIT가 최소 5.5㎎/㎏~최대 15.5㎎/㎏, 1개 제품에서 폼알데하이드가 76.0㎎/㎏이 검출됐다.

세정제 및 살균제는 국내법상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분류되며, 분사형(스프레이형) 제품에는 CMIT, MIT와 같은 보존제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해당 성분 함유 시 성분명과 주의 표시만을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은 별도의 제한 규정이 없다.

현재 관련 제품들은 환경부와 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국내 구내대행 쇼핑몰에서는  판매 중지된 상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해외직구 제품은 국내에서 제조되거나 정식 수입 통관되는 제품과 달리 안전기준 적합 검사를 받지 않아 구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며 “성분명을 꼼꼼히 살펴 CMIT, MIT가 표시된 생활화학제품은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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