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2:35 (금)
[제150호] ‘인생 2막을 사는 5060 전성시대’
상태바
[제150호] ‘인생 2막을 사는 5060 전성시대’
  • 홍보현 기자
  • 승인 2020.04.08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오팔 세대

[소비라이프/홍보현 기자] 오팔(OPAL) 세대는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로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를 의미하며, 다채로운 빛을 내는 보석 ‘오팔’을 의미한다.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인 오팔 세대의 등장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출간한 ‘2020년 세계경제대전망’에서 “만 65~75세 ‘욜드(젊은 노인·Young Old)’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며 “그들의 선택이 앞으로 소비재, 서비스,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전쟁을 겪지 않고, 고도 성장기에 청년 시기를 보내면서 보다 현대적인 교육을 받았다. 젊었을 때 바쁘게 살다가 나이가 들면서 시간과 돈에 여유가 생겼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신노년층인 오팔 세대는 은퇴 후 시간과 돈을 신경 쓰지 않으며 자신을 위해 투자한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여가 활동을 즐기며 인생 제2막을 사는 세대이다.

◆ 모바일 쇼핑 시장의 큰손
오팔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답게 자녀를 통해 얻은 정보를 스마트폰에 즉시 반영하는 데에도 익숙하다. 이들은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쇼핑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통합 쇼핑플랫폼 SSG닷컴은 지난 2016년 1월1일부터 2019년 10월31일까지 약 4년간 연령대별 주문 건수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50대 이상 고객의 주문 비중이 매년 2~3%포인트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2019년 이들의 주문 비중은 역대 최다인 15%, 매출은 20% 수준에 달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는 50대 이상 고객의 주문 건수가 전체의 약 8%로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10%로 늘었고 2018년에는 13%, 2019년 10월까지는 15%까지 올라왔다. 반면 20대의 주문 건수 비중은 9%에 머물고 있다.

주문 건수에 비해 매출 비중도 높다. 주문 건수는 전체의 15%지만 올해 전체 매출 중 50대 이상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20%에 육박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건수 비중은 15%인데 매출 비중이 20%에 가깝다는 것은 5060의 구매력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은퇴 시기에 있는 연령층 고객이 상당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20대 구매 건수 비중은 9%지만 매출액 비중은 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상은 오팔 세대의 구매력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강하는 걸 증명한다. 특히 카메라, 렌즈 등 고가 취미 용품에 소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

◆ 내 가수는 내가 키운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을 통해 급부상한 가수 송가인의 인기 열풍 뒤에는 오팔 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송가인의 노래를 듣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기기를 활용하는 법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음원 순위를 올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스트리밍 사이트 사용법을 익히고 돌린다.

가수 송가인은 한 방송에서 따라다니는 팬클럽이 걱정돼서 회사는 안 가시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회사 대표더라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것을 증명하듯 송가인 ‘굿즈’는 여느 팬클럽 물품과는 다르다. 송가인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 거창 유기 양주잔(7만 5천 원)부터 수저세트(1인 3만 3천 원), 돋보기 목걸이(3만 9천 원), 소주잔(2만 원) 등이 한정 판매로 팔렸다. 이마저도 품절 사태로 구하지 못한 팬들은 발발 동동 굴렸다는 후문에 오팔 세대의 소비력을 체감할 수 있다.

◆ 대세 유튜버로 떠오르다
한계 없는 오팔 세대의 활동 영역 중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유튜버’다. ‘박막례 할머니’는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유명인이다. 본래 식당을 운영하다가 손녀의 권유로 함께 유튜브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12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오팔 세대 대표 유튜버이다. 게임, 요리, 메이크업 등을 다양한 소재를 다루며 특유의 시원한 입담과 ‘한국의 할머니’가 여러 가지 분야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차산선생 법률상식’을 운영하는 박일환 전 대법관은 법관 경력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유용한 법률상식이나 분쟁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구독자 4만 2,00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일반인이 궁금증을 가질 만한 법률 지식을 설명하는 이 채널에 구독자들은 많은 사랑을 보내고 있다.

‘밀라논나’ 또한 오팔 세대 유튜버의 좋은 예시다. 세련된 코디법, 트렌드 소개 그리고 일상 브이로그까지 보여준다. 특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의 삶을 솔직하게 보여주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현재 34만 명 이상의 구독자가 모였다.

젊은 층이 제작하는 게임, 먹방, 반려동물 등의 콘텐츠는 이미 구독자들이 많이 접해 신선함이 적다. 그런데 이 소재들을 오팔 세대 유튜버가 다루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신문물을 만난 듯한 반응과 예상을 빗나간 행동은 구독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