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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정직한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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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정직한 후보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20.04.08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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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을 가지고 바라보면, 그 후보자도 진정성의 상징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선거철을 맞아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소설 속의 재미있는 선거 에피소드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6학년에 들어서 새로운 반장 선거가 있었는데, 석대가 61명 중에서 59표를 얻어 당선되자 새 담임 선생님이 깜짝 놀라서 벌컥 화를 냅니다. 

“이따위 선거가 어디 있어? …… 선거 다시 해.” 

이른바 엄석대 반장 만들기 부정선거인데 그런 일그러진 선택은 일그러진 영웅을 만들 뿐이었습니다. 다음 주에 치러질 4.15 총선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겠죠?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史에 빛나는 카피가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이번 총선에 꼭 맞는 메시지가 아닌가 합니다. 정치인 브랜드는 4년 후에나 반품이 가능하기에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진짜를 골라 선택하는 안목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생생한 꽃들일수록 슬쩍 한 귀퉁이를/ 손톱으로 상처 내본다. 피 흘리는지 본다./ 가짜를 사랑하긴/싫다 어디든 손톱을 대본다.

김경미의 시 <생화>의 일부인데 처음 이 구절을 대하고서 한참 동안 숨을 멈췄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화(造花)인지 생화(生花)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손톱으로 꼭 찔러보게 된다는 거예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거든요. 우리도 우리 후보자를 그렇게 손톱으로 찔러서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대신에 주변 지인들이 추천하는 몇 가지 ‘생화 정치인 선택법’을 소개해봅니다. 

<金 아무개님의 경우> 
그는 2단계의 후보자 선택 과정을 거칩니다. 1단계는 논리적인 접근을 하고 그다음 단계는 창조적인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1단계에서는 후보자가 걸어온 길, 정책 공약, 경험, 지식, 기술, 가치관, 소속정당 등 이런 것들을 봅니다. 그다음 단계는 이른바 감(感)의 단계입니다. 깔때기 이론처럼 딱 한 마디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것이 자기만의 방식인양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유권자가 이런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나요? 

<朴 아무개님의 경우> 
“총선, 누구를 선택해야 하나요? “
“정선택(正選擇), 즉 올바른 선택을 해야지요.” 

 그와 주고받은 대화인데 언급된 정선택은 공교롭게 제 대학 선배의 이름이기도 해서 차제에 인사를 드렸는데 선배도 정선택이 정답이라고 말하더군요. 여기서 정선택(正選擇), 즉 올바른 선택은 선택의 ‘선’자에 세 가지의 한자적 의미를 부여한 것인데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선(善)택. 착한 정치인이 착한 정치를 한다. 착한 정치는 봉사하는 정치다. 
선(宣)택. 베푸는 정치인을 말한다. 오직 국민의 좋은 삶을 위해서. 
선(先)택.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이다. 국민을 위한 거라면 ‘빨리빨리’다. 

<李 아무개님의 경우> 
그는 가까이에 이미 명백한 답이 있는데 무얼 그리 고민하느냐고 하더군요. 그가 제시한 결론은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였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을 빵빵 선물합니다. 대신에 ‘정직’이라는 부담스러운 가치도 던져줍니다.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세요” 

그가 제시하는 선택기준은 당연히 정직한 후보입니다. 

후보자 선택 문제는 객관식임에도 정답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만큼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결국 진정성에 답이 있다고 말입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바라보면, 그 후보자도 진정성의 상징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궁예의 관심법(觀心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쎄요, 얼마나 지켜봐야 진심의 모습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보고 또 봐야겠지요? 그 사람을.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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