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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봄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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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봄봄봄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20.04.01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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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감탄하며 바라보듯이 너도 세상을 감탄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어”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해마다 4월이 되면 엘리엇의 장편시 <황무지>의 앞 구절을 읊조리게 됩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주었다.’

그러면서 저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그 말에 다시금 의문을 품게 됩니다. 평소에 4월이야 말로 잔인하기는커녕 ‘봄 중의 진짜 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가 오늘은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임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는 코로나 블루로 이어져 우리를 우울증에 빠트려 놓았습니다. 벌써 몇 해가 지났지만 4월의 세월호 아픔은 여전히 잊힐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함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잔인함을 떼어내고 행복한 4월을 만들 수 있을까요? 요즈음에는 SNS 없이는 못사는 세상이라고 합니다. SNS 세상에 대하여 이런저런 평가가 따르지만 저는 이곳을 ‘심지(心池)’ 즉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연못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따라서 거기에 흘러들어 오는 내용을 분석하면, 좋은 4월을 맞이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가 건져 올린 행복 공식은 「천지인, 봄봄봄」입니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행복이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있는데, 볼 것(what to see)은 천·지·인(天·地·人) 이고, 어떻게 보느냐(how to see)는 자세히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함(봄봄봄)을 말하는 것입니다. 

최근 일본 영화 <모리의 정원>에 눈길이 갔습니다. 주인공은 30년간 집 정원을 벗어나지 않고 고양이, 나비, 벌레, 햇살, 바람, 새소리 등 일상의 소소함을 놀랍도록 세밀하게 관찰하여 삶의 의미와 행복을 발견합니다. 이런 사람은 그 어느 4월도 잔인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수수께끼 같다고요? 그렇다면 「천지인, 봄봄봄」이라는 행복 공식을 좀 더 친절하게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하늘 제대로 보기 
SNS 세상에서 님들이 보여준 하늘 행복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칠흑 같은 밤의 공기는 차라리 상쾌하다.”
“푸른 하늘은 푸른 바다를 닮았죠.”
“하늘에 떠 있는 작은 구름이 흰 장미 꽃잎 같아요.” 
“하늘이 좋아질 때는 꿈을 꾸는 거랍니다. 가끔 하늘을 봐야 하겠습니다.”

둘, 땅 제대로 보기 
님들이 선택한 땅 위의 행복은 대부분 꽃이었습니다. 계절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입니다. 목련꽃은 보는 마음, 각도, 시간, 상황에 따라 달라 보인다고 합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니라 님들이 SNS에서 표현한 문장입니다. 이 또한 제대로 보는 것이야말로 행복을 얻는 진짜 기술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여기 님들이 초대한 아름다운 봄 전령사들을 소개합니다. 향기가 코끝을 찌르는 듯합니다. 

매화꽃, 동백꽃, 유채꽃, 개나리꽃, 목련꽃, 벚꽃, 복사꽃, 능금꽃, 청 보리밭, 딸기밭, 철쭉꽃, 진달래꽃, 군자란, 장미꽃, 수양벚꽃, 수선화, 막 기지개를 펴는 산수유꽃…  

셋, 사람 제대로 보기
세 번째 행복의 대상은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에 대한 꼼꼼한 애증(愛憎)의 표현도 행복에 도달하는 좋은 방법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친구, 연인, 가족들도 있지만 요즈음 님들의 관심 대상자는 바로 정치인들이었습니다. 
4.15 선거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공약과 인물 됨됨이를 꼼꼼하게 따져볼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선택하지 못하면 4월만 잔인한 것이 아니라 4년이 잔인할 수도 있으니까요. 저도 사람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쏠쏠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더군요. 

“내가 너를 감탄하며 바라보듯이 너도 세상을 감탄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어” 
어느 소설에 나오는 구절인데 우리도 그랬으면 합니다. 바라봄(見)의 능력에 따라서 누구에게는 봄(春)이 오지 않는 잔인한 4월이고, 누구에게는 행복의 봄을 만끽하는 4월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꼼꼼한 봄(見), 즉 봄봄봄을 통해서 따스한 봄(春)을 맞는 당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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