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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걸? 어른들의 지독한 이기심에 이용당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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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걸? 어른들의 지독한 이기심에 이용당하는 아이들
  • 전유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3.09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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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스스로 성적 매력 어필하는 쿨걸, 아이들에게 답습되다
아동 모델 내세운 광고에서 '성적 대상화' 발견되며 큰 비판

[소비라이프/전유진 소비자기자] 여성 스스로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쿨걸(Cool Girl)' 문화가 아동층으로 번지며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꾸밈이 일반화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유아 화장품'을 검색한 결과/ 출처- 11번가 홈페이지 캡처
출처 : 11번가 '유아 화장품' 검색 결과 캡처

쿨걸이란 이미 끝난 일이나 관계에 미련을 두지 않는 시원시원한 성격에 세련된 외모와 태도를 갖춘 여성이라는 뜻으로, 오늘날 '주체적 섹시'와 함께 여성이 적극적으로 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쿨걸 문화'에서 사용되고 있다. 

매스컴, SNS의 발달로 문화 접촉이 용이해지며 성인 위주였던 쿨걸 문화는 아동층까지 번지고 있다. 꾸밈을 통한 아름다움과 당당함에 매료된 아동들을 위해 관련 산업 역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존에는 피부 보호 위주였지만 색조 화장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아동 화장품 산업이 대표적이다. 전자상거래업체 11번가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어린이용 화장품 매출은 2016년보다 29% 증가했다. 유아 립스틱과 유아 매니큐어의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549%, 233% 증가하며 색조 화장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출처- 배스킨라빈스 '핑크스타' CF 캡처
출처 : 배스킨라빈스 '핑크스타' CF 캡처

얼마 전 아동층의 쿨걸 문화를 반영한 광고를 제작·송출했다가 뭇매를 맞은 업체가 있었다. 지난 2019년 8월 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정으로 철퇴를 맞은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광고가 대표적이다. 당시 12세였던 아동 모델은 마치 성인 여성처럼 화장하고 어깨를 드러내는 옷을 착용했으며, 광고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동의 입술을 클로즈업하는 등 성적 연출이 이어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영섭 의원은 "이 광고가 포르노그라피적 기법을 써서 어린이를 지나치게 성적으로 연출했다"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쿨걸 문화에서 비롯된 아동 성적 대상화 광고는 분야를 바꿔가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미아방지 목걸이를 판매하는 A브랜드의 광고가 지적받아 화제가 되었다. 광고 이미지 속에는 볼을 주황빛으로 물들인 채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정면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의도된 연출'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처럼 아동층에 스며든 쿨걸 문화의 확산은 가치관을 정립하기 이전 외모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만들고, 아동 성적 대상화 및 성 상품화 문제를 유발하여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아동은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시기인 만큼 충분한 보호와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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