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2:35 (금)
무슨 뜻이지? 너무 어려운 아파트 이름
상태바
무슨 뜻이지? 너무 어려운 아파트 이름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0.03.02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어도 모자라 이탈리아어와 그리스어까지
시어머니 못 오시게 어렵게 지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루체하임, 루센티아, 아르테온, 블레스티지, 그라시움, 리센츠, 트리지움 등은 최근 새로 생긴 아파트 이름이다. 영어 단어를 검색해 뜻을 알지만 의미를 알 수 없다. 사전에도 나오지 않은 단어들이지만 모두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이름으로, 이른바 명품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출처 : pixabay

외우기도 부르기도 난감하고 뜻도 어려운 이름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아파트 이름을 어렵게 지었다'는 이야기까지 돈다.

서울 강남 개포로의 ‘개포 래미안 루체하임(LuceHeim)’은 총 850세대 총 12개 동으로 삼성물산에서 건축했다. 빛을 뜻하는 이탈리어 '루체(Luce)'에 집을 뜻하는 독일어 '하임(Heim)'을 붙인 루체하임은 ‘빛이 있는 집’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서대문 남가좌동에 있는 아파트 ‘래미안 DMC 루센티아’도 마찬가지다. 은은하게 빛난다는 뜻의 ‘루센트(Lucent)’와 중심을 뜻하는 ‘센터(Center)’, 휘장을 의미하는 ‘인시그니아(Insignia)’를 결합한 신조어다. ‘강북 뉴타운의 대표 단지에서 누리는 빛나는 라이프’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 명칭의 공통점은 외국어를 과도하게 사용했고 좋은 의미를 지닌 단어를 조합했다는 것이다. 고덕주공아파트 3단지를 재건축해서 지은 ‘아르테온’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으로 시공했다. 예술을 뜻하는 ‘ART(아트)’와 신을 뜻하는 ‘THEON(테온)’의 조합이라고 알려졌다. 그런데 이 테온도 어원이 불분명하다. 그리스어로 모두를 뜻하는 판(Pan)과 신을 뜻하는 테온(Theon)이 합쳐져 ‘신전’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이름은 대체 언제부터 시작한 걸까? 전문가들은 서울 시내 아파트 재건축이 본격화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정체불명의 이름이 유행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송파구 잠실 일대 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다수의 건설사가 시공에 참가했다. 이 시공사들은 이미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었기에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트리지움(III-zium)’ ‘리센츠(Ricenz)’ ‘엘스(LLLs)’였다. 여러 단어를 섞은 이름이 계속 생기다가 최근에는 고유 브랜드 뒤에 단지별로 새로운 이름을 추가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이름이 '있어 보이면' 가격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한글로 된 아파트 이름보다 영어, 그리스어 등 외래어가 섞이면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고 가격도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파트를 이름이 아닌 입지 조건, 교통, 학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