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질풍노도] 증권회사의 계약 해지 요구로 휘청이는 자산운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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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증권회사의 계약 해지 요구로 휘청이는 자산운용사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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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시장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냉철한 시각이 필요한 상황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라임이 운용하는 자산의 부실이 가입자들의 손실로 이어져 펀드상품을 판매했던 금융회사들에 대한 불신도 증가하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은 솥뚜껑을 보고도 놀란다’고 5~6조 원 규모의 라임 사태를 보고 놀란 금융회사들은 400조 헤지펀드 시장에 대해 경계심을 넘어 ‘경기’를 보일 정도로 무척 날카롭다. 금융소비자들의 신뢰 하락은 보유 잔고액의 감소와 보유한 계좌들의 소극적인 투자로 회사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금융회사들의 히스테리적인 반응이 더 커졌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최근에 발생한 알펜루트 자산운용과 관련된 해프닝이다.
 
알펜루트 자산운용은 우리에게 익숙한 방탄소년단(BTS)을 만든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새벽배송을 만들어 낸 ‘마켓컬리’, 주차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낸 ‘파킹클라우드’와 같이 시장을 선도하는 비상장회사들에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킨 자산운용사다. 주로 비상장된 회사들에 투자하고 있어서 주식시장의 변동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설정한 펀드 중에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몽블랑’을 비롯해 꾸준히 안정된 수익률을 내며 순항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경영에 관여하는 PEF는 아니지만 도약하려는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투자를 하고 있어 자본시장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자산운용사라고 볼 수 있다. 
 
지난달 22일과 23일에 대형증권사 두 곳은 이런 알펜루트에 대해 제공했던 TRS 460억 정도에 대해 해지를 요구했다. 갑작스럽게 계약해지를 요구한 것이었지만 구조상 따를 수밖에 없던 알펜루트는 일부 펀드에 대해 환매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편입한 자산이 부실해진 라임과 달리 현재까지 알펜루트의 자산 중엔 부실이 발생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구조도 소수의 모펀드를 자펀드의 편입자산으로 설정한 라임의 모자형 펀드가 아님에도 TRS계약이 해지된 데에는 ‘개방형 펀드’라는 것이 작용했다. 개방형 펀드로 설정되어 언제든지 환매요구가 있으면 ‘펀드런’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투자자산의 부실이 없어도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어 증권회사들은 TRS를 제공한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현황 파악을 시작했다. 그 규모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성을 선택한 것이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조치는 자산운용사들에 일종의 횡포로 느껴질 수 있다. 
 
지금의 환매 연기조치는 헐값매각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을 막고 되도록 적정수준의 가격에 자산을 매각하려는 선택이다. 라임의 펀드가 대부분 개방형이었던 것과 달리 알펜루트가 설정한 펀드의 대부분은 폐쇄형이다. 개방형으로 설정된 2,300억 원에서 자체 투자금을 뺀 1,817억 26개의 펀드 환매는 자산이 제값을 받고 매각되면 바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감원은 연휴 직후 대형증권사인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의 담당자들을 불러 논의하면서 금융회사들이 갑작스러운 TRS 자금 회수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논의했다. 투자자들의 판단에 혼란을 일으켜 시장에 불안을 조성하고 이에 영향을 받은 다른 투자자들도 잇따라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시장의 혼란만 가중되어 자산시장의 건전성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운용사를 믿고 계약한 다른 투자자들의 손실을 불러오고 금융시장의 리스크로 이어져 전체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펜루트에 TRS를 제공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를 포함해 19곳의 자산운용사에 제공된 TRS 자금은 총 1조 9천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자본주의의 근간인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시작된 금융시스템 중에 하나로 사용되어 온 레버리지나 TRS는 어느새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좀먹는 발암 요소가 되어 나타났다. 지금은 놀란 가슴의 가쁜 숨을 가라앉히고 전체 시장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냉철한 시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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