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1:51 (목)
환경 위한 텀블러가 환경을 부추긴다?
상태바
환경 위한 텀블러가 환경을 부추긴다?
  • 김회정 인턴기자
  • 승인 2020.02.11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주 쓰지 않는 텀블러, 일회용품보다 환경파괴 심하다
출처 : unsplash
출처 : unsplash

[소비라이프/김회정 소비자기자] 기상 이변이 기승을 부리면서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실생활에서도 관련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텀블러’다. 종이컵 등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텀블러 열풍은 이미 정착된 지 오래다. 텀블러는 진짜 환경에 도움이 될까?

정답은 ‘때에 따라 다르다’다. 즉, 텀블러 사용이 항상 환경 보존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국 수명주기 사용 에너지양 분석 연구소는 유리 텀블러는 최소 15회, 플라스틱 텀블러는 17회, 세라믹 텀블러는 최소 39회 사용해야 일회용 종이컵보다 환경보호 효과가 높다고 발표했다. 반복해서 오래 사용할수록 환경보호에 더욱 가까워진다. 

그러나 환경보호의 상징과도 같은 텀블러는 현재 지나치게 남발되고 있다. 어느 카페를 가도 어렵지 않게 보이는 ‘텀블러 사용 시 할인’ 문구와는 대조되게, 시즌마다 텀블러 마케팅을 펼치는 브랜드가 많다. 카페가 아니더라도 곳곳에서 다양하고 예쁜 디자인의 텀블러 마케팅이 속출하고 있다. 마트나 식당에서는 특정 제품을 구매하면 텀블러를 증정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텀블러를 수집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 보일 때마다, 여행지에서 기념품으로, 혹은 시즌이나 한정판 이벤트로 나오는 새로운 텀블러를 계속 구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자신도 모르게 텀블러가 가진 환경보호의 의미를 흐릿하게 하는 일이다.

만화가 주호민은 개인 방송에서 “텀블러가 2개 이상 있는 사람, 에코백이 6개 이상 있는 사람은 환경파괴자”라고 일침했다. 환경보호의 상징에서 기본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에코백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의 인식 제고뿐만이 아니라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 환경을 내세운 과도한 텀블러 마케팅은 오히려 환경 파괴를 부추긴다. 제품은 그 자체로 환경을 보호하지 않는다. 진정한 환경 보호는 텀블러, 에코백 등 친환경 제품을 오랜 기간 사용할 때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