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응의 LOVE LETTE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태바
[김정응의 LOVE LETTE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20.02.05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칫 집단 공포증에 빠지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퇴근길 전철 속에서 기침을 한 번 했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따가운 시선을 처음 받아보았습니다. 무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핸드폰에서 진동이 연속해서 울렸습니다. “일요일 가족 신년 모임 연기하기로 했어요~^^” “금요일 약속을 없애거나 늦추는 게 어떤지요?”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뒤엉켜 춤을 추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 아이도 데려가세요”
엑소더스(Exodus)는 탈출이라고 번역되고 특히 많은 사람이 동시에 특정 장소를 떠나는 상황을 뜻합니다. 중국 우한 탈출이야말로 21세기의 엑소더스일 것입니다. 우한을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공항, 터미널, 기차역 등에서 아수라장이 연출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세계 각국이 전세기를 투입해서 자국민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의 ‘흥남 철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한 마치 저 혼자서만 우한 시내에 고립된듯한 느낌을 받곤 하는데 저만의 독특한 경우인가요? 

“살려주세요”
우한 사태는 저를 번쩍 들어 올려서 어린 시절로 갖다 놓았습니다. 어느 날 친구랑 달랑 둘이서 으름을 따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으름을 따러 간 곳은 우리 고장에서 가장 깊은 산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나무를 하러 갔다가 호랑이를 만났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전설의 고향이기도 했습니다. 오직 으름만을 쫓아 산속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니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고립된 것입니다. “여기요, 아무도 없어요?” 고래고래 지른 소리를 듣고 어른들이 달려와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도 깊은 산속의 휴양림에 가면 휴식보다는 그 시절의 고립 트라우마에 시달리곤 합니다. 

“혼자만의 행복은 부끄러운 일이다.”
알제리의 해변 도시 오랑에서 페스트라는 대재앙이 발생했습니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도시는 완전히 고립되었습니다.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그러한 재앙에 맞서는 자세와 그 재앙을 이겨내는 지혜를 고민하도록 만듭니다. 만일 소설 속의 상황이 나에게 현실로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소설 속의 오랑이라는 도시와 페스트라는 질병은 곧 오늘의 우한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일 것입니다. 제가 <페스트>에서 부여잡은 결론은 이런 것입니다. ‘현실을 인정하고 맞서 싸운다. 희망의 끈을 놓으면 끝장이다. 함께 연대하여 뭉친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지나치게 소설적인가요?  

“어떻게 빠져나가지?”
예전에 미국과 베트남이 한판 붙은 적이 있습니다. 전쟁을 한 것입니다.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라는 체면을 지키면서 패배를 인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이런 상황은 전략적 개념 하나를 탄생시켰습니다. ‘출구 전략(Exit strategy, 出口 戰略)’. 이 용어는 지금 경제, 쇼핑, 퇴직, 이별, 음주, 흡연, 등등 우리의 생활 전반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빠져나가는 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1975년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이 “월남이 패망했다”라며 우리나라도 곧 망할 것처럼 말씀하셔서 공포의 도가니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출구전략이 그때 생겨난 용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을 하는 지금, 성공적인 출구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겨” 
우한 폐렴 확산추세가 여전히 심상치 않습니다. 자칫 집단 공포증에 빠지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소설 <페스트>의 교훈, 즉 자신도 위하고 타인도 위하는 행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뭐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본립도생(本立道生)’입니다. 기본이 바로 서고 본질을 들여다봐야 코로나바이러스도 제거할 수 있는 길이 생길 것입니다. 

마스크를 쓴다. / 손을 씻는다. / 기침 예절을 지킨다. / 신고한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가 여간 갑갑하고 불편한 것이 아니더군요. 하지만 이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내는 출구 전략의 일환이니 잘 참아야겠습니다. 마스크 벗는 날이 곧 오겠지요? 그리고 술 한잔 약속도 곧 다시 잡을 수 있겠지요? 아무쪼록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