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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건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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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건배사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19.12.26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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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의 시간이라고 해도 건배사 시간은 개인 브랜딩을 위한 전략적인 시간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구세군 자선냄비와 크리스마스 트리가 연출하는 연말 분위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실제 송년 모임도 지난해의 그것과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해도 송년회 분위기를 띄우는 건배(乾杯)사는 날로 그 중요성이 더해가는 듯합니다. 

‘9988234’ 
인터넷 등에 널리 알려진 건배사 중의 하나입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이삼일만 앓다가 죽자’라는 의미이지요. 가장 행복한 인생을 뜻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어느 송년 모임에서 K가 비장한 모습으로 이 건배사를 외쳤습니다. 참석 인원의 연령을 감안할 때 좀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건배사는 얼마 전에 작고한 옛 직장 상사의 건배사였는데 K는 건배사로 그분을 추억했던 것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건배사를 남긴다는 송년회 사회자의 너스레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요즈음입니다. 의외로 많은 지인이 건배사 하나 알려달라는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내 코가 석 자라고 마냥 뿌리칠 수는 없기에 곤혹스럽기도 합니다. 건배사를 연구(?)하게 된 이유입니다. 

떠도는 정보에 의하면 건배의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영국 귀족들이 술을 마시면서 그저 술을 마시기보다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해서 잔을 높이 들어 술잔을 부딪치면서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독배(毒杯)가 있던 시절에 독을 타지 않았다는 검증이 필요해서 건배 즉 술잔의 술을 다 비워 마셔서 상대방에게 의심을 풀었다는 것인데 둘 다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입니다. 

오늘날의 건배는 술좌석에서 서로 잔을 들어 축하하거나 건강 또는 행운을 비는 일을 말합니다. 건배사는 그때 곁들이는 메시지입니다. 좋은 건배사는 그 사람을 돋보이게 합니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는데 그러한 측면에 비추어 보면 건배사는 만 냥 빚도 갚을 수 있는 폭발력을 가졌습니다. 30초의 시간이라고 해도 건배사 시간은 개인 브랜딩을 위한 전략적인 시간으로 삼기에 충분합니다. 이른바 ‘전략 건배사’를 3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하나, 마인드 
건배사 차례가 오면 손사래를 치며 거부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본인이나 그 모임 전체를 위해서도 좋지 않습니다. 매사 긍정적인 사람이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법입니다. 건배사 제의가 들어 오면 주저하지 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마치 명 MC 유재석이 사회를 보는 것처럼 분위기를 이끌어야 합니다. 

둘, 연설가
건배사도 일종의 연설입니다. 때문에 건배사를 하는 주인공은 연설가 입니다. 핵심은 건배의 의미 부각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와 연동된 구호가 실시되고 마무리 되어야 합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당신의 건배사도 당신만의 메시지를 담아야 합니다. 

셋, 준비
세상만사 그냥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자가 토끼를 사냥하는 일에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법입니다. 건배사 빵빵 터트리는 그들, 그들의 건배사가 괜히 멋진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송년회나 신년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사용할 수 있는 건배사를 상시 준비합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건배사 공식을 만들어서 그때그때 순발력 있게 사용합니다. 

저는 좋아하는 시를 인용하거나 아니면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부각하는 메시지를 활용하곤 합니다. 이런 것입니다. “인생은 브랜딩이다.” 재미가 없다는 반발도 큰 터라 새로운 것을 준비 중에 있는데, 당신의 건배사는 여전히 매력적인가요?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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