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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호] 심장에는 폭음보다 잦은 음주가 더욱 치명적…“연말연시 폭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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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호] 심장에는 폭음보다 잦은 음주가 더욱 치명적…“연말연시 폭음 주의!”
  • 이민혁 기자
  • 승인 2019.12.19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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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이 발생할 위험이 크게 늘어 위험

[소비라이프/이민혁 기자] 연말연시 각종 회식과 송년회, 신년회 등 술자리가 늘어난다. 그러나 폭음보다 잦은 술자리가 심장에는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애주가들의 심장을 더욱 떨리게 하고 있다. 

술을 자주 마시면 심방세동이 발생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팀(김윤기 교수·가톨릭의대 한경도 교수)은 음주빈도와 심방세동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심방세동이란 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등 증상뿐만 아니라 뇌경색,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병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검진 수검자 가운데 과거 심방세동을 겪은 적이 없는 978만명 중 2009~2017년 심방세동이 발생한 20만명의 음주빈도를 살폈다.

조사결과 일주일에 2회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심방세동이 생길 가능성이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요소 중 음주 빈도는 개인의 의지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며 “심방세동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주량은 물론, 횟수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 회식보다 가족·친척과의 모임이 음주빈도와 음주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직장회식보다 지인과의 모임에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폭음도 회식보다는 친구와의 모임에서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애리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교수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음주를 한' 만 19~60세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폭음 상황을 묻는 질문에 남성의 경우 '소수의 친구들과 친목 도모'라는 응답이 47.3%로 가장 많았다. 폭음은 한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을 기준으로 잡았다.

다음으로 '다수의 동료들과 회식'(26.0%), '소수의 동료들과 업무 뒤풀이'(20.6%)가 꼽혔다. 여성 역시 '소수의 친구들과 친목 도모'가 52.9%로 가장 많았다. '다수의 동료들과 회식'은 19.4%에 불과했다.

주 2회 이상 한 번에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으로 규정한 고위험 음주군에서도 '친목모임'이 50.1%로 가장 많은 폭음 상황으로 집계됐다. '회식'(22.8%), '뒤풀이'(17.9%)가 뒤를 이었다.
 
'업무와 관련된 술자리가 많아서 술을 많이 먹게 된다'는 항목에서도 남성은 '아니다'(32.4%)라는 응답이 '그렇다'(31.7%)는 응답보다 많았다. 특히 여성은 '그렇다'고 답한 인원은 14.9%에 불과했고, '아니다'고 답한 비율은 56.3%나 됐다.

음주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역시 성별, 주위 친구들의 음주, 가족이나 친척이 모였을 때 술을 마시는 문화 등 순이었다.

음주 횟수도 친구들이 술을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 친척이나 가족들이 음주를 하는 편인지가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해 직장 회식문화가 간소화된 반면, 친구나 친지, 가족들과 함께하는 음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손 교수는 분석했다. 손 교수는 "회식 음주가 줄어든 것은 다행스러운 현상이지만, 가정에서의 음주가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는 등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음주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술을 마시는 일이 너무 잦거나 음주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알코올 중독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음주에 관대한 문화와 술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으로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타까운 건 치료가 필요한 상태임을 인지하더라도 알코올 중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질환을 드러내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치료를 회피하고 미룰수록 증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초기에 전문적인 의료진을 찾아 치료에 나서야 효과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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