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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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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불편한 진실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19.12.12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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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하다고 할 수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가정사를 숨기면서 살기보다는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그런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올해 수능 만점자 송영준 군에 관한 뉴스가 겨울 한파를 녹였습니다. 따뜻한 스토리가 많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전교 꼴찌에서 전국 최고가 되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중1 때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사치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가슴 찡한 사연과 함께 제가 영준 군을 더욱 인상 깊게 바라보게 된 것은 그의 말속에 담긴 생각이 예사롭지 않음에 있었습니다. 

“불우하다고 할 수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가정사를 숨기면서 살기보다는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그런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른바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을 드러내기란 곤혹스러운 일입니다. 화장기 없는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은 특별한 용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준 군의 말이나 생각에는 그것이 담겨있습니다. 때문에 영준 군이 나이에 비해서 일찍 철이 들었다는 정도의 평가는 인색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오히려 반듯한 인생 철학을 갖춘 성숙한 인격체처럼 보였습니다. 영준 군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또한 그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것은 페르소나(persona)를 벗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페르소나는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이 주장한 개념인데 원래 고전극에서 배우가 사용하는 ‘가면’을 뜻합니다. 전문적으로는 인격 가운데 외부와 접촉하는 외적 인격이라고 설명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이런저런 종류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페르소나에도 장단점이 있는데 특히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해서 나의 본질과 동떨어진 페르소나를 선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체성에 혼란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은 특히 연예인 등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심하게 나타난다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당신도 어울리지 않는 페르소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불편한 진실을 말한 용기에는 좋은 대가도 많이 따른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으뜸은 명확한 현상 파악입니다. “더는 잃을 것이 없어”라는 말대로 목표 설정이 현실적이 되고 바닥을 쳤으니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희망적인 동기부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새로운 시작이고 나아가 변화와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영준 군이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악착같이 공부에 집중한 것도 이러한 그의 용기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병은 알려라.” 우리가 자주 듣는 이 말이 아마도 불편한 진실 알리기의 정점일 것입니다. 환부를 보여줘야 수술을 하든지 약을 주든지 처방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병을 일리는 일은 긍정적인 효과를 거둡니다. 전문가 그리고 전문 치료 방법 등 많은 대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지금 뭔가를 끌어 않고 끙끙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불편한 진실을 밖으로 토해내는 일이 효과 빠른 묘책일 수도 있습니다.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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