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질풍노도] 블랙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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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블랙머니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09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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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권력, 돈... 이런 것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비리, 결탁, 이면 계약과 같은 정상적이지 않은 그들만의 리그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우리는 어둠에 대한 막연한 감성이 있다. 어둠이 곧 밤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밤이 어둡기만 하지는 않다. ‘광란의 밤’이라는 표현이 있듯이 누군가는 밤을 하얗게 불태울 수도 있다. 어둠이 결국 밤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둠은 은닉일 수 있고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허상일 수도 있다. 힘과 권력, 돈 이런 것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비리, 결탁, 이면 계약과 같은 정상적이지 않은 그들만의 리그로도 보일 수 있는 감성이 어둠으로 표현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는 은밀함과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음습함은 어두울 때 기도비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상으로 느와르에 대한 막연함을 파헤쳐야 했던 영화. 바로 ‘블랙머니’에 나오는 블랙머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시작은 역시 어둠이다. 어둠에서 드러나면 안 되는 유착관계부터 명확하지 않은 존재와의 통화 후 밤길을 운전하다가 발생하는 의도적인 사고까지 모든 것은 영화를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어둠 속에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실체에 대해 호기심을 유발한다. 사건은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사건을 다루는 뉘앙스를 아주 강하게 풍긴다. 금융계의 손꼽히는 사건 중에 하나로 논란 끝에 하필이면 하나은행으로 넘어간 외환은행 말이다. 
 
연말에 터진 ‘외환위기’!! 대통령의 치적을 만들어야 했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위해 환율을 희생해야 했고 그렇게 외환은 외국인의 배를 불리며 소진되다가 결국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IMF에 긴급자금을 요청하게 되고 원-달러환율이 치솟아 1인당 국민소득은 7,355달러로 곤두박질을 치게 된다. 국민들에게는 실질적인 의미가 적은 1만 달러였지만 치적을 남겨야 했던 정치인에게는 환율을 붙잡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다. 그 중요한 것을 위해 관료들은 충성했고 그 결과로 국민들이 피와 땀을 흘려가며 모았던 국력은 일순간에 사라졌다.

 

구분

1996

1998

2000

2002

2004

-달러 환율

805

1,399

1,131

1,251

1,145

1인당 국민소득

12,197달러

7,355달러

1841달러

11,499달러

14,193달러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노동시장의 유연성으로 새로운 직책들이 생겨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인턴, 파견, 계약직 등 말이다. 물론 존재하던 단어들이지만 노동시장에서 자주 쓰이던 단어는 아니었다. 많은 기업이 무너졌고 대량실직과 해고, 구조조정을 겪었다. 
 
관치금융시대였던 당시에 정경유착으로 정상적인 대출이 불가능했던 부실덩어리 기업에 흘러 들어갔던 막대한 자금들은 회수가 불가능했다. 빌려준 자금이 회수가 불가능해지자 정치인들에게 강요로 무리하게 많은 대출을 해줬던 은행 중에 일부 은행과 종금사들은 대외지급 불능상태가 되어 국민들의 불안이 커졌고 혼란은 가중되었다. 정부가 빌려온 외환은 이러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혈세도 부실은행과 부실기업에 수혈을 통해 정상화하는데 사용됐다. 그것도 모자라 ‘금 모으기 운동’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까지 희생한 국민들은 노동시장에서 오늘날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이런 혼란 중에 잘못된 가치평가로 헐값에 팔리게 되는 곳이 바로 외환은행이다. 어떠한 관료와 정치인들이 개입되었고 어떠한 과정으로 진행이 되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밝히기 어려워져가고 있다. 영화에서 3억짜리 술은 굉장한 상징성을 보여준다. 분위기 있는 음악과 멋진 야경이 보이는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마시는 사회 지도층의 위치와 그 술을 서류가 넘치는 사무실로 가지고 와서 냉장고에 든 김치를 안주 삼아 마시는 서민의 삶을 극명하게 대비시켜주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우리가 움직인다.”고 말하는 소위 엘리트 관료와 정치인, 사회지도층들은 오늘도 일반 국민들과 다른 삶을 살며 우리들 모르게 어디선가 사고를 치고 있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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