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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일요휴무제를 둘러싼 갈등, 학습권이 우선인가 휴식권이 우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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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일요휴무제를 둘러싼 갈등, 학습권이 우선인가 휴식권이 우선인가
  • 김대원 인턴기자
  • 승인 2019.12.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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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학원 일요휴무 권고하는 서울시 교육청, 사교육 억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 잇따라..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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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대원 인턴기자] 지난 11월 26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을 권고하는 방안을 채택하면서 학원 일요휴무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학생들의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과 학생 및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과 함께 학원의 영업할 권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향후 정치권에서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원 일요휴무제는 일찍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내세운 공약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희연 후보자는 '학원 격주 휴무제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학원도 월 2회 일요일에는 휴무를 실시하여 학업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로를 해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개인교습 확산 등으로 인한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자 조희연 교육감은 첫 번째 임기 때 해당 공약을 실현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실현시키지 못한 학원 격주 휴무제 공약을 학원 일요휴무제로 바꿔 다시 추진하면서 그때와 마찬가지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현재 한국 청소년들의 삶이 하루 종일 학업에만 열중하다 보니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심해서 주말만이라도 쉴 수 있게 해 줘야 하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2017년 OECD 조사 결과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6.36점을 보이며 조사 대상 72개국 중 끝에서 두 번째인 71위에 해당했다는 결과를 인용하며 청소년들한테 삶의 여유를 보장해줘야 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 

하지만, 반대 측 입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반대 측에서는 학원 일요휴무제는 법적으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수요, 공급의 논리에 맞게 가도록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공교육이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원 일요휴무제를 강행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개인 교습 등의 또 다른 사교육 열풍을 조장할 것이라는 게 반대 측 주장의 핵심이다. 또한 현재 한국의 입시제도가 '제로섬 게임'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 일요일에 학원 교습을 하지 못하게 해도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는 여전할 것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2017년 법제처에서 "지방 조례로 학원 휴강일을 정할 수 없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전례가 있는 만큼, 학원 일요휴무제가 법적으로 명시되기 위해서 밟아야 할 절차는 아직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번 정부에서 발표한 자사고, 외고의 일반고 전환과 더불어 학원 일요휴무제 권고안에 대해 현재 교육계에 종사하는 교육 관료들이 한국 교육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선심성 차원에서 시행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현행 교육 제도가 갖는 모순점부터 개선할 필요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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