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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적극적인 안면 인식 결제 도입… 정말 간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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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적극적인 안면 인식 결제 도입… 정말 간편할까?
  • 김회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19.11.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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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 도입 1년 됐지만 실제 사용률은 저조하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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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회정 소비자기자] 중국에서 안면 인식 결제가 도입된 지 약 1년이 지났다. 그러나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적극적인 홍보와 달리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은 알리바바의 마원 회장이 2015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박람회에서 첫 시연을 보이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18년 4월, 알리바바의 자회사 알리페이에서 최초로 얼굴 인식 결제 기기인 ‘칭팅(Qingting)’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텐센트의 위챗페이에서도 ‘칭와(QingWa)’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안면 인식 결제 시대의 막을 올렸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중국인의 지갑과도 같다. 중국 인구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사용한다. 가게마다 붙어있는 QR코드를 앱을 켜서 직접 스캔한 후, 결제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현금 및 카드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QR코드가 보편적인 결제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QR결제는 중국의 구멍가게같이 허름한 매장이나 시장에서도 사용 가능하고, 바쁜 시간대에 줄을 서지 않고 직접 QR코드만 찍으면 된다. QR코드는 빠르고 간편한 결제 환경을 만들면서 중국인들을 매료시켰다.

이러한 환경을 언급하며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초반 적극적으로 안면 인식 결제 기기를 홍보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안면 인식 결제 기기에 보조금을 지급해 파격적인 할인을 해주고,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면 캐시백을 해준다는 조건까지 내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안면 인식 기술과 빠른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유명했기에 시장 측에서도 기대가 컸다. 이론상으로는 수 초 내에 결제가 끝나고, 종업원과 대면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장점으로 베이징의 모든 KFC 매장에 안면 인식 결제 기기가 도입됐으며, 여러 프랜차이즈에서도 이용하고 있다. 상하이에는 안면 인식 결제 기기가 전면 설치된 무인 가전제품 판매점까지 등장했다.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실제로 사용에 있어 큰 효용이 없다는 것이다. 안면 인식 결제를 하려면 우선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에 들어가 안면인식 시스템을 누르고, 얼굴 사진을 등록해야 한다. 이후 매장에서 안면 인식 결제 기기에서 제품 바코드를 찍고, 앞에 서기만 된다. 결제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의 등록 계좌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즉, 스마트폰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항상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기에 안면 인식 결제의 장점으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기기의 잦은 고장과 사람이 몰리면 기기가 느려지고,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에 오히려 QR결제보다 오래 걸린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또한 의외의 복병으로 안면 인식 결제 상의 얼굴이 ‘못생겨 보인다’는 이유로 사용을 꺼리는 소비자들도 있다. 이에 기업 측에서는 안면 인식 결제 기기에도 뷰티 필터를 적용하면서 사용을 장려하고 있으나 아직 사용률은 저조한 상태다. 

그런데도 중국 내에서 안면 인식 결제에 대한 투자는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보조금 지급 등 기존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며, 텐센트는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에 한해서 무료로 단말기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포스 단말기 연간 수요량은 400만 대 이상이지만, 안면 인식 결제 기기는 10만 대만 보급되어 있고 사용률도 1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QR결제도 도입까지 시간이 걸렸으니, 정부와 기업의 대대적인 홍보로 안면 인식 결제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실제 중국 일부 도시의 지하철역은 화웨이가 선보인 안면 인식을 결제 플랫폼으로 출입이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전국에 지하철 안면 결제 플랫폼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중국은 다른 문화권보다 안면 인식에 대해 수용적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인권 및 사생활 침해, 과도한 정보 수집이라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이러한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중국의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도입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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