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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호] 쓰레기의 쓸모, 환경 살리고 상품도 만드는 ‘새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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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호] 쓰레기의 쓸모, 환경 살리고 상품도 만드는 ‘새활용’
  • 고혜란 기자
  • 승인 2019.11.1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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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을 바꿔 전혀 다른 상품으로

[소비라이프/고혜란 기자] 업사이클링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가 개관 2주년을 기념해 최근 워크샵과 포럼 등을 개최, 필환경을 외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새활용이란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얹어 활용하는, 재활용 이상의 자원활용법을 말한다.

지난해 환경부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 국민 한 사람이 하루 동안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929.9g이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의 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가운데 절반이 재활용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사실은 한 번쯤 되짚어볼 문제다.

버려지는 자원으로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는 ‘새활용’이라는 단어는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이 합쳐진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순우리말이다. 물건을 만드는 ‘처음’부터 버려질 때를 생각하며, 쓸모가 없어진 이후라도 자연환경에 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하여 또 다른 가치를 담아 가능한 오래 쓸 수 있는 어떤 것을 만드는 것, 바로 환경을 지키고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새활용’이라 이르는 것이다. 

업사이클링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리너 필츠’라는 독일의 디자이너다. ‘낡은 제품에 의미 있는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그의 정의에 따르면 업사이클링은 단순한 재사용이 아니라 새롭게 더해진 가치를 중시한다. 다시 말해 버려지는 자원을 원료의 형태로 되돌리거나 매립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적 특색을 유지하면서도 외관과 활용 방법을 변형, 새로운 쓰임새와 가치를 물건에 부여하는 일인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은데 가장 대표적인 곳은 2017년 9월 시민들의 기대감 속에 문을 열게 된 ‘서울새활용플라자’다. ‘자원순환도시 서울시 비전 2030’을 토대로 설립된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에 대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인식을 넓히는 동시에 업사이클링 기반 산업의 생태계를 육성하고자 만들어진 시설로 알려졌다. 새활용플라자에 입주한 업사이클링 기업들은 공간은 물론 생산·제작한 제품을 전시하고 판로를 확보하며 납품의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을 받기도 한다.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입주 대상은 국내외 기업, 예비 창업자 등 새활용·재사용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개인·기업·단체다. 스튜디오(공방) 심사는 1차(서류심사)와 2차(면접 및 프레젠테이션)로 나눠 진행하며, 입주자는 활동 계획서, 사업 활동 실적 및 운영 취지와의 적합성, 사업 계획의 충실성과 발전 가능성, 자원순환 등 공공성, 협업과 소통 가능성 등의 평가로 선정된다. 입주자는 작업 공간 및 다양한 디자인 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공동 작업실 등 공용지원시설(회의실, PT룸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임대료 또한 사회적기업 수준으로만 부과하기 때문에 입주자들은 경제적 부담 없이 제품 생산 등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입주 기간은 3년이며 계약 만료 후 1회 연장(최대 2년) 가능하나, 연장 여부는 서울새활용플라자 운영과 관련한 변경사항으로 인한 연장 불가 사유, 입주자 귀책 사유 유무 등으로 결정된다.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기업에는 ‘하이사이클’이나 ‘큐클리프’ 등이 있다. 하이사이클은 커피 자루를 에코백이나 파우치, 커피 슬리브 등의 용품으로 재탄생시키며, 호텔에서 수거한 침구류나 샤워 가운 등을 활용한 애완용품을 만든다. 또한 ‘큐클리프’는 세계 최초 우산 업사이클 브랜드로 버려지는 우산을 활용, 필통이나 파우치, 카드지갑 등의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사회적기업들도 업사이클링 자체 브랜드를 생산해 활동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공간에도 새활용을 적용, 공간 자체나 재료가 가지고 있는 멋을 그대로 살려 인테리어를 꾸미는 추세다. 즉 버려질 컨테이너와 공사장에서 수거한 목재나 팔레트를 이용해 카페나 사무실, 편집숍 등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공간들은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데 서울 중구의 ‘스몰하우스 빅도어’가 54년 된 물류창고의 업사이클링으로 재탄생한 호텔이며,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의 ‘라크라센타’나 마포구 합정동의 ‘앤트러사이트커피로스터’ 역시 폐공장과 창고를 업사이클링, 재탄생한 문화공간이다.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성수동에도 공장을 카페로 개조한 ‘대림 창고’가 인상적인 붉은 벽돌과 철제 구조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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