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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북한의 금융시장 변화가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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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북한의 금융시장 변화가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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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지하경제에서 움직이던 암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장마당’이라는 것을 허가하면서 부족한 물자를 보충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국가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도 자신들 또한 민주주의를 실현한다고 주장한다. 선거권이 있어 주요 의사결정을 하게 될 때 나름의 투표를 실시하기도 하지만 실제는 전제적인 군주제를 시행한다고 볼 수 있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경제제도에 있어서는 남과 북이 확연하게 다르다. 우리는 시장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그 차이는 우리의 삶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투영되어 있다. 물론 북한에도 ‘조선중앙은행’과 같이 우리 ‘한국은행’의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북한이 사용하는 화폐단위인 ‘원’을 발행해서 외국과의 교역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경제체제인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특성상 빈부의 격차를 없애기 위해 노동이나 재화를 통한 이윤을 추구하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재산을 소유할 수 없어서 금융 산업의 발전 자체가 어려운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금융을 시장자본주의의 산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노동이나 재화가 시장을 통해 단체나 사람 간의 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재화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국가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주체들이 상호 간에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가는 불법을 차단하는 관리·감독만을 한다.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거래를 하기 위한 가격이 형성되고 가격을 지불하기 위한 화폐의 사용과 함께 금융이 발생하기 때문에 금융을 자본주의의 산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공산주의에서는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모든 재화와 재산을 공평하게 나누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함을 주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금융이라는 것이 발달하기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 있다. 왜냐하면 사유재산이 부정되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발생하기가 어려워서다. 그러나 공산주의 사회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보니 결국 어느 순간부터는 재화가 부족한 사람이 생기고 재화의 잉여가 생기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면 굳이 화폐가 아니더라도 재화의 거래를 위한 수단이 생성되고 결국 낮은 단계의 금융시스템이 조금씩 발생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의 북한은 ‘핵’과 관련하여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유엔의 강도 높은 제재는 전 분야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식량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해외 민간기관의 인도적 지원을 받거나 중국으로부터 받는 지원들 이외에는 딱히 대안이 없다. 그래서 북한에서도 지하경제에서 움직이던 암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장마당’이라는 것을 허가하면서 부족한 물자를 보충하고 있다. 

지금 북한에서는 물물교환이나 좀 더 발전된 화폐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이를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이 생기면서 통제된 계획경제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북한 주민들 스스로가 알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모습은 북한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는 밀무역을 통한 이러한 금융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사유재산의 개념도 생기게 되어 북한의 공산주의도 주민들에 의해 조금씩은 균열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북한에서도 금융이 지금보다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가 따뜻한 바람을 더 불어넣어 준다면 경제적인 교류의 확대와 더불어 북한과의 군사적인 대립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불안요인을 해소시켜서 우리나라에게 안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안보적인 위협에 주가가 흔들리며 전반적인 금융 산업이 불안해지는 요소를 제거하고 오히려 금융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데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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