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호] 북스테이 여행, 책 읽다가 잠들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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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호] 북스테이 여행, 책 읽다가 잠들어도 좋아 
  • 서선미 기자
  • 승인 2019.10.22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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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잠’이 만나는 곳 

[소비라이프/서선미 기자] 책을 팔던 ‘서점’이 또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요즘의 서점에서는 맥주를 마시며, 인문학 강의를 듣거나, 독서토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잠’일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깊어가는 가을, 북스테이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게 어떨까?


북스테이란 북(Book)과 스테이(Stay) 단어가 만난 합성어로, 책과 더불어 하룻밤을 보내는 이색적인 공간을 말한다. 이는 “책이 머문다”는 말의 뜻 그대로 책이 있는 방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대부분은 지방의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있으나 일부 몇몇 곳은 파주, 강화 등 수도권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으며 잠까지 잘 수 있는 펜션처럼 예쁜 북스테이 몇 곳을 소개한다. 

작은 서점 북스테이, ‘산책하는고래’
‘산책하는고래’는 사회의 다양한 소리를 그림으로 담는 그림책 출판사 ‘고래이야기’가 서울 홍대에서 경기도 양평 용문산 자락으로 터전을 옮기면서 문을 열게 된 동네서점이다. 이곳은 2층짜리 주택으로 책방지기가 살던 1층은 서점과 북스테이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아담한 공간에 거실책방, 그림책방, 작은 주방과 객실이 함께 있어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거실책방은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단행본 위주로 꾸며져 있으며, 그림책방에는 고래이야기에서 출판한 그림책들이 있다. 

개별 화장실을 갖춘 객실에는 침대와 1인용 책상, 소파가 마련돼 있다. 책방지기가 2층으로 퇴근하는 오후 6시면 서점이 있는 1층은 오롯이 나만의 공간이 된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고래이야기가 출판한 그림책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산책하는고래의 북스테이 신청은 매월 1일 블로그를 통해 할 수 있다.

평화를 말하는 곳, ‘평화를 품은 집’  
‘평화를 품은 집’(이하 평품집)은 남북 분단의 상징인 DMZ와 임진강에 인접해 있다. 평품집이 위치한 파주시 파평면 두포리는 한국전 당시 중국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라고 한다. 평품집은 전쟁과 분단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평화도서관’이다. 그런 만큼 이곳은 역사와 문화, 종교와 인종 너머의 차이와 다름이 인정되는 세상을 꿈꾼다. 이 도서관이 평화와 인권, 환경 관련 도서를 전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또한 평화 관련 그림책들도 다수 소장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평화에 관해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다. 도서관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나만의 작은 평화에서부터 우리가 함께 평화로울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스스로에게 책 읽는 휴가를, ‘모티프원’
문화 숙박 공간인 ‘모티프원’은 글로벌 인생학교로 불린다. 2006년 6월 오픈한 이후 80여 개국 2만 4000여 명의 여행자가 다녀갔을 만큼 헤이리에서 유명한 게스트하우스다. 독서와 전시, 강의, 담론, 휴식 등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문화 숙박 공간’을 표방하는 이곳은 파주 헤이리예술마을의 촌장인 이안수 대표가 ‘삶의 동기를 찾는 곳’이라는 의미로 이름 지었다. 세계의 예술가들과 여행자들의 안식처, 모티프원에는 1만 4천여 권의 책이 소장된 서가 있는 ‘라이브러리 0’가 있다. 한편 세종이 젊은 문신들에게 독서 휴가를 주었듯 스스로에게 책 읽는 휴가를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꾸민 ‘사가독서’는 4칸짜리 작은 서가다. 

소설, 역사, 여행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는 모티프원에는 책과 인생에 대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오가며 남긴 발자취를 느껴보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다.

넉넉한 마음을 만나다, ‘국자와 주걱’
사람도 찾아오기 힘든 강화도의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는 간판 하나 없는 책방 ‘국자와 주걱’이 있다. 이곳은 시골집의 푸근함 때문인지, 엄마처럼 넉넉한 주인장의 정감 넘치는 손맛 때문인지 한 번 찾은 손님들은 두 번, 세 번 계속 찾아오는 곳이라 한다.

책 여행을 떠났는데 따뜻한 밥상과 따뜻한 잠자리와 넘치는 정에 책을 좋아하는 감성은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 때문에 갔을 뿐인데 아름다운 낙조와 별 쏟아지는 강화도 밤길의 풍경이 덤이라면 안 가고 배길 수 없다. 정해진 휴무일은 없으며, 숙박 가능 여부는 일주일 전 전화로 문의해야 한다.

문화가 있는 숲, ‘터득골북샾’ 
‘터득골북샵’은 강원도 원주의, 울창한 숲속 서점이다. 이곳의 주인장은 30년 넘게 출판일을 하고 그림책을 쓰던 부부라고 한다. 그림책 작가이기도 한 부부는 10년 넘게 살아온 공간을 다양한 문화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몄다.

맛있는 브런치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 책을 읽으며 하룻밤 묵을 수 있는 북스테이,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 말하자면 숲속의 문화아지트인 셈이다. 책방 안쪽에 마련된 게스트룸에서는 수요일 밤부터 토요일 밤 사이 묵을 수 있다. 아침에는 부부가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 

야생화 어우러진 ‘숲속작은책방’
2014년 문을 연 ‘숲속작은책방’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가정식 서점과 북스테이를 선보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에서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며 글을 쓰던 백창화 작가와 김병록 선생이 충북 괴산으로 귀촌해서 만든 숲속작은책방은 아름다운 저탄소 녹색마을인 미루마을에 있다.

“낯선 이를 냉대하지 말라, 천사일지 모르니”라는 슬로건 아래 예약은 하루 한 팀만 받는다고 하니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는 곳인지 모른다. 150여 평의 정원에는 40여 가지의 야생화와 작은 텃밭이 있고, 한 편에 마련된 피노키오 오두막책방도 낭만적인 하룻밤을 선물하기에 충분하다. 가정식 민박인 이유로 예약은 주말을 중심으로 한 번에 한 팀만, 숙박은 주 2회 정도만 가능하다. 

이 밖의 북스테이 여행은 북스테이 네트워크(http://bookstaynetwork.com)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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