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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비무장지대의 지뢰밭 = 금융시장의 불완전판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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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비무장지대의 지뢰밭 = 금융시장의 불완전판매 2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17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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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들의 금융상품은 전 국민이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엄중한 도덕적 잣대로 감독해야 함에도 감독기관은 지금껏 금융소비자보다도 금융회사들의 이익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금융상품 중의 하나인 보험 상품도 국민이 많이 구매하는 금융상품이다. 불완전판매가 발생했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1차 피해자로 보험 상품을 구매한 금융소비자다. 2차 피해자는 잘못된 판매로 인해 법적인 책임까지도 질 수 있는 모집인이다. 

불안전판매가 모집인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은, 수당에 대한 모집인 개인의 욕심에서 문제가 유발될 수도 있겠지만, 보험 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하도록 분위기를 유도하는 보험회사들의 책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불안전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에 관계기관이 원하는 대로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고 제대로 된 보험 금융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보험회사에 대한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 보험회사들의 방종이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회사에 소속된 전속모집인들은 노조가 없다 보니 1년마다 갱신을 해야 할 때 그들 앞에 놓인 계약서의 내용이 회사에만 유리하게 작성되어 있어도 무조건 서명해야 한다. 그러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들은 계약서를 내밀며 모집인과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하게 된다.  
계약해지로 인한 해촉을 피하고 계약서의 서류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회사가 원하는 요구대로 따를 수밖에 없고 무리한 계약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고용의 불안이 결국 보험청약을 위해 정상적이지 못한 상품설명과 영업 형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유발 요인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사업비를 줄이는 데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사업비의 구성까지 개입하여 조정해야 한다. 정부가 깊이 개입하지 않으면 회사는 규정과 법을 적절히 지키고 어기며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를 낳는 결과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불완전판매는 1차적으로 보험가입자가 피해를 보지만 모집인에게도 피해가 있기 때문에 금융범죄자와 피해자를 양산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러한 피해들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은 꼭 필요하다. 

표면적으로는 다르겠지만 불완전판매를 보험회사들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영업이익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비의 적절한 분배를 통해 보험회사들의 과도한 수수료 수취를 막고 모집인에게 수수료가 적절하게 지급되어 불완전판매가 줄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불완전판매의 또 다른 원인인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영업조직을 방대하게 늘릴 수 없도록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 

영업조직의 방만한 운영은 과도한 사무실 임대료와 조직운영비에 그리고 시책비 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비용들이 사업비 안에 포함되어 가입자의 보험료에 포함되는 것이다. 방만하게 운영하는 영업조직의 축소를 통해 이러한 비용을 줄인다면 보험회사의 경쟁력에도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보험모집인 자격시험이 너무 자주 있는 것도 문제다. 난이도도 낮아 불필요한 모집인의 수를 비효율적으로 증가시키는데 기여했고, 이는 보험회사들에 보험모집인은 언제든 바꿔 끼우면 되는 소모품으로 전락시켰다. 숙련된 보험 전문가를 키우려고 하는 정부의 지향점과 이익과 성장에만 목표를 두고 제도와 현실을 이용하는 회사들과는 지향점이 정반대인 것 같다. 
이러한 보험회사의 갑질은 보험에 가입한 가입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회사의 경우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거나 불완전판매를 증명하기 위해 작게는 조정을 신청해야 하고 크게는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현실을 가입 당시에는 알지 못한다. 보험은 겉으로 보기에 금융 산업이라는 포장지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내부는 결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는 제조업에서 온 게 아니다. 자본주의라고 해서 금융회사에 너무나 많은 자유를 주면 그것이 권리인 줄 알고 방종을 범한다. 보험회사들의 금융상품은 전 국민이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엄중한 도덕적 잣대로 감독해야 함에도 감독기관은 지금껏 금융소비자보다도 금융회사들의 이익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이 불완전판매로 인해 보는 시간적, 금전적 손해와 불필요하게 쏟는 노력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감독기관들은 금융소비자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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