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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호] “이제부터 우리 쌀, 우리 과일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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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호] “이제부터 우리 쌀, 우리 과일 먹어요”
  • 홍보현 기자
  • 승인 2019.10.15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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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벼 대체 품종 출하…사과·포도 등 과일 토종화 활발

[소비라이프/홍보현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밥상에서도 국산화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초 우리 쌀 ‘해들’의 본격 출하를 알렸다. 밥상의 ‘신토불이’가 기대되는 가운데 몇몇 과일도 이미 토종 품종으로 생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시히카리 NO, ‘해들’ YES
‘해들’은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이 이천시, 농협과 함께 ‘수요자 참여형 품종 개발 연구’를 통해 탄생시킨 조생종 쌀 품종이다. 농진청 등은 지난 2007년 ‘고품’과 ‘강원4호’의 인공교배를 시작으로 품종 개발에 착수, 지난해 이 품종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해들’이라는 이름은 ‘벼를 키우는 해, 벼가 자라는 들’이라는 뜻이다. 일반 벼보다 키가 작아 잘 쓰러지지 않는 해들은 수확량도 많아 농민들이 재배하기 수월하다. 2017년 소비자와 전문가 평가단에게 고시히카리를 제치고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맛도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출하를 시작한 ‘해들’은 우리나라 고급 쌀 시장에서 고시히카리·히토메보레·아키바리 등 일본 쌀을 대체하는 동시에 국산 벼 품종을 확대해 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550톤의 해들 쌀이 시범 생산될 예정이며, 2021년까지 이천시에서 재배되고 있는 고시히카리를 100% 대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맛 좋은 사과 ‘아리수’
‘홍로’보다 더 새빨갛고, 더 달고, 더 새콤한 우리 사과 ‘아리수’도 최근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가 개발한 아리수는 연구소의 영문명인 ‘아리(ARI)’와 빼어나다는 뜻의 한자 ‘수(秀)’를 합쳐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아리수는 점점 높아지는 한반도의 기후 변화에 대응해 개발한 품종으로 뜨거운 햇볕에도 화상을 입지 않아 남부지방에서도 재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품종인 홍로의 경우 고지대나 중부지방에서만 고품질의 사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반도의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사과의 주산지는 대구시에서 경북 북부로 북상, 앞으로는 강원 지역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아리수의 보급이 우리나라 사과 산업 축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리수는 상온에 24시간을 두어도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홍로에 비해 탄저병, 갈색무늬병 등의 병충해에 강해 농약을 덜 사용해도 되기 때문에 노동력 외 기타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씨 없는 포도도 우리 것으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씨 없는 삼색포도’도 지난 8월 경기도 가평군에서 첫 출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가평군은 2017년부터 고소득 신품종 작물인 ‘씨 없는 삼색포도’를 재배해 오다 청향(초록색), 스위트 드림·블랙스타(검은색), 레드 드림(붉은색) 등 총 4개 품종으로 나눠 재배 및 판매 중이다. 삼색포도는 당도가 17~21브릭스 이상으로 수박(10브릭스)보다 훨씬 단 것이 특징이며, 씨가 없어 먹기에도 편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에는 껍질째 먹는 포도 홍주씨들리스가 첫선을 보였다. 홍주씨들리스는 2017년 농가 보급을 시작했으며 은은한 향이 나고 9월 중순 즈음에 익는, 씨 없는 포도 품종이다. ‘홍주씨들리스’는 가장 먼저 품종이 보급된 경북 상주에서 올해 처음 수확한 포도다.

우리나라 1호 레몬 품종 ‘제라몬’
2007년 교배를 시도해 2015년 선발된 ‘제라몬’은 기존 품종보다 추위에 강해 국내 기후에도 알맞은 토종 레몬이다. 레몬은 산도가 높을수록 좋은 품종인데, 제라몬은 산 함량이 8.5%로 기존 품종보다 1% 이상 높고 향이 진하다. ‘제라몬’의 보급은 올해부터 시작됐다.

일본에서 개량한 품종을 들여와 우리가 다시 개량한 딸기 ‘설향’은 지금 오히려 우리가 일본에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경우다. 설향 덕분에 2005년 9.2%에 그쳤던 국산 딸기 점유율은 지난해 94.5%로 급증했고, 수출액도 2005년 440만 달러(약 51억 원)에서 지난해 4,800만 달러(약 567억 원)로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국산 딸기는 지난해 초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가 한국 딸기 맛에 감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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