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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비무장지대의 지뢰밭 = 금융시장의 불완전판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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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비무장지대의 지뢰밭 = 금융시장의 불완전판매 1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14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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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의 사업비 조정과 같이 정부가 소비자를 위해 펼치는 정부의 규제가 결국 금융소비자의 피해로 되돌아와...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은 DLS와 DLF에 가입했던 가입자들의 피해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상당한 몸살을 앓고 있다. 피해 금액이 크다 보니 가입자의 수가 많지 않아도 문제는 심각하다. 그렇다면 국민의 대부분이 가입하고 있는 또 다른 금융상품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파급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아마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언론에서 잘 다루지는 않는다. 왜일까?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금융상품이 있다. 바로 민간보험이다. 예금과 적금은 없어도 보험은 있고 대출은 없어도 보험은 있다. 운전을 하면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연금저축보험에도 가입한다. 그 외에도 개인의 삶을 위해 가입하는 종신보험, 연금보험, 실손보험, 저축보험과 물건의 손실을 막기 위해 가입하는 화재보험, 재물보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보험에 가입되어 살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많은 보험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까?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불필요한 보험까지 과도하게 가입되어 가계의 소비가 불균형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보험료에 포함되는 사업비 조정과 더불어 과도한 보험 가입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물론 지금도 실비보험의 경우 중복가입을 막기 위해 제도적인 장치가 있지만, 보험가입자들은 지인들이 모집인을 하면서 보험을 권할 때 불필요하게 가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불완전판매의 원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일인당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의 한도를 좀 더 제한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정부가 규제하여 보험료에서 보험 상품의 사업비를 조정한다고 해도 보험회사는 보험모집인들의 수수료를 많이 줄일 뿐이고 회사가 취하는 수수료는 아주 미세하게 줄인다. 그러다 보니 모집인들은 수수료가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을 판매하는 데만 열중하게 되고 결국 무리한 설명을 하면서 보험 상품 본래의 목적이 아닌 변질된 꼼수로 소비자가 보험 상품에 가입하도록 권하게 된다. 예를 들어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처럼 활용하도록 권유하여 본래의 보험 상품 취지와는 다르게 판매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금융상품의 사업비 조정과 같이 정부가 소비자를 위해 펼치는 정부의 규제가 결국 금융소비자의 피해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보험 상품의 사업비 조정만을 명시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사업비의 구성 내용까지 좀 더 깊이 개입해서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몸에는 여러 장기가 있다. 여기에서는 각자의 역할에 맞게 필요한 호르몬을 생산하여 사용하고 신체가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느 한 장기의 활동이 감소하거나 증가하면 연관된 장기들의 활동에도 영향을 주어 항상성을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그러면서 병과 통증이 발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사업비의 축소로 인해 회사의 부실을 야기하지 않아야 하고 과도한 수수료 축소로 모집인의 가계가 위협받지 말아야 하며 과도한 보험료인상으로 보험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이득은 다른 구성원의 피해를 유발한다, 아무나 할 수 없기에 보험사와 모집종사자, 소비자가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적절한 황금비율을 관계기관이 제시하고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
 
여기에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서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언론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요즘 코미디를 연출하는 정치 분야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 이곳에서 나오는 뉴스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은 알고 있지만, 관심 일부만 국민의 삶에 연결된 금융 분야에 시야를 둔다면 선순환을 통해 금융 산업이 건전하게 성장하고 국민의 삶이 안정을 찾는데 좋은 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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