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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공매도’라는 합법적인 강탈로 희생되는 가계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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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공매도’라는 합법적인 강탈로 희생되는 가계자산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08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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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라는 건전한 금융시장의 축은 ‘공매도’라는 가면 속에 숨은 투기꾼들이 설쳐대는 도박장으로 변질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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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어린이가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 몸도 커지고 정신도 커진다. 많이 먹으면서 얻은 영양분으로 몸도 커지고 많이 보고 들으며 정신도 성숙하게 된다. 한 인간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기업도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보호자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지만 기업은 보살핌을 해줄 보호자가 없다. 그래서 성장에 필요한 규모를 늘리고 자금을 끌어 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주식과 채권이다. 
 
채권은 말 그대로 회사가 돈이 많은 개인과 단체 또는 기관에게 일정기간 돈을 빌리고 나중에 이자와 원금을 갚는 것이다. 이런 채권을 구입하거나 만기가 되기 전에 사고파는 거래를 하는 곳이 채권시장이다. 주식은 회사의 소유권인 주식의 일부를 거래시장에 내놓고 팔아서 자금을 모아와 회사가 성장하는 데 사용한다. 기업은 필요한 곳에 자금을 넣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서 좋고 주식을 구입한 사람은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자신이 구입한 주식의 값어치가 올라가니까 자산이 증가하게 되어 서로에게 좋은 방법이다. 
 
자본주의에서 주식시장은 돈이 선순환하며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선진기법이라는 미명아래 기관들만 공매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IMF의 개입으로 우리 금융제도가 난도질을 당할 때 외국인에게도 공매도를 허락하게 되고 건전했던 금융환경은 조금씩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공매도는 말 그대로 ‘비어있는 매도’로써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팔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주가가 성장할 때만 돈을 버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주가가 하락해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거래주체가 주식을 직접 사서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주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약간의 이자를 주고 주식을 빌려서 거래를 하다 보니 적은 자금으로도 많은 수의 주식을 움직일 수 있어 물량만 확보된다면 거래의 흐름을 좌우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게 일반인들은 시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수수료 같은 비용이 높다 보니 주로 기관이나 ‘검은머리 외국인’이라고 불리는 외국자본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기업의 성장성에 투자하기 위해 주식을 매입해도 공매도로 일관하는 기관과 외국인세력에 의해 기업의 가치가 계속 하락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실제와는 다르게 투자자들에게 문제가 있는 기업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고 투자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기업의 성장을 위한 자금의 흐름에 기여해야 할 주식시장이라는 건전한 금융시장의 축은 ‘공매도’라는 가면 속에 숨은 투기꾼들이 설쳐대는 도박장으로 변질되었다. 

특히 기업들의 체력이 약한 코스닥에서 이러한 투기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보니 많은 건전한 개인투자가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거대자본으로 들어와 어마어마한 물량공세로 개인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외국인들의 돈벌이에 가계의 자산이 농락당하는 수준으로 변질되었다. 
 
물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빌린 주식이지만 많은 주식이 거래될 수 있어서 거래의 유동성이 높아지고 주가하락에 대한 위험을 낮추어 투자의 손해를 줄이거나 막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요즘 유행하는 가짜뉴스나 근거가 없는 소문 등으로 인해 시장의 가격에 혼돈을 줄 수도 있다. 또 우리나라는 차입한 주식에 대해서는 공매도를 인정하고 있지만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서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른 사례이기는 하지만 작년에 있었던 위조된 유령주식거래를 통해 수익을 거둔 국내증권사와 무차입 공매도로 수익을 챙긴 국내에 있는 외국증권사는 불법을 저질렀지만, 그들에게 내려진 처벌은 겨우 과태료다. 수백억의 불법수익에 내게 되는 수십억의 과태료나 벌금은 우리 정부와 감독기관이 호구임을 입증한다. 

지금도 세계사 교과서에 나오는 1929년의 ‘세계경제대공황’은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주식시장의 폭락에서 시작되었고 그 원인 중에 공매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많음을 관련 공무원과 관련 기관들은 머릿속과 마음속에 깊이 깊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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