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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DLF·DLS 사태, 비난만 있고 대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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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DLF·DLS 사태, 비난만 있고 대안은 없다
  • 이봉무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04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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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부산저축은행과 삼화저축은행에서 시작된 후순위채권 사건과 몇 년 후 일어난 동양증권 사기성 기업어음 사건도 이번 DLF 사건과 똑같은 과정을 통하여 일어나...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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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봉무 칼럼니스트] 2019년 9월은 은행을 거래하는 금융소비자가 기억해야 할 교훈을 남겼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해외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의 원금손실이 확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첫 번째로 만기도래한 DLF는 투자자 64명이 79억 원을 손실을 보게 되어 원금손실률은 60%로 확정되었다. 앞으로 매월 만기가 도래하는 DLF가 기다리고 있으며 추정액은 약 7,790억 원으로 집계 되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DLS나 DLF가 어떤 금융상품이어서 문제가 생기는지를 중심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불완전판매가 확인되면 원금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금융회사가 무분별하게 나쁜 금융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했다는 주장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TV 기자가 피해자 3명과 함께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근무했던 부지점장 한 명이 고객 40명에게 DLF 70억 원을 판매했고 그것이 우리은행 1등이었다. 그 은행원은 몇 달 만에 부지점장이 아니라 다른 지점의 지점장이 되어 있었다. 

지상파 TV기자와 피해자 3명 그리고 우리은행 지점장은 불편한 인터뷰를 하게 된다. 이번에 지점장으로 승진하게 된 것은 DLF를 많이 판매해서가 아니고 몇 년이 꾸준히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니까 오해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그리고 본인은 DLF 같은 투자상품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고 본사에서 교육받은 대로 고객에게 안내하고 판매한 것뿐이라는 것이 주장이다. 과연 은행원은 상황이 난처해지니까 핑계를 만들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당황해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은행원이 본사에서 교육받은 자료라고 공개한 것이 있다. 인터넷에 공개된 그 자료를 보면 상품명은 선진국금리 DLF 시리즈 3탄 독일금리 DLF라고 되어 있으며 우측상단에는 ‘행내한’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행내한’이라는 것은 자료를 외부에 반출하지 말고 은행 내부에서만 사용하고 고객에게는 주지 말라는 의미이다. 

상품포인트를 살펴보면 선취수수료는 1%이고 고객수익률은 연 4.2%, 만기는 6개월이다. 기초자산은 독일국채 10년물이고, 만기평가일에 - 0.2% 이상이면 연 4.2%를 지급한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그 아래쪽에는 2000년 이후 당해 기초자산의 최저금리는 -0.186%이었기 때문에 -0.2%보다 낮아져서 원금손실이 일어날 확률은 0%라는 테스트 결과가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만기상환확률은 100%이고 원금손실확률은 0%라는 부분에 빨간색 점선으로 박스처리가 되어있다. 

이런 사건이 벌어지는 경우에 우리는 누가 잘못한 것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잘못한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방식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과 삼화저축은행에서 시작된 후순위채권 사건과 몇 년 후 일어난 동양증권 사기성 기업어음 사건도 이번 DLF 사건과 똑같은 과정을 통하여 일어났다. 그때에도 누구의 잘못인지를 밝혀내고 비난하려는 노력만 했었고 그러한 일들이 왜 일어났고 그래서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다음 회에는 이러한 고객의 시행착오가 왜 반복되는지 알아보고, 그러한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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