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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연예인들이 홍보하는 대출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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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연예인들이 홍보하는 대출광고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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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금융의 문턱을 낮춘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지만 실제로 기여도는 그렇게 크지 않아...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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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1976년에 태어난 로봇 태권브이를 웬만한 국민들이면 잘 알 것이다. 김청기 감독이 만든 만화영화로 유명한 로봇 태권브이는 당시에 유년시절을 겪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일으키기에 효과적이었던 매개체다. 예전에 그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대출회사의 광고가 있었다. 하필이면 그게 금융회사 중에서도 대출을 권하는 광고에 사용되는 것이었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 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유명연예인을 동원한 대출광고가 버젓이 방송을 통해 노출되면서 많은 국민들은 대출의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도 일반은행보다 고금리로 말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을 더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많은 고금리의 대출이 광고를 통해 버젓이 홍보되어지고 권유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라는 미명아래 대출회사의 이득을 위한 대출상품을 국민이 소비하도록 광고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 일일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듯싶다. 

지하금융의 대부업에서 시작한 이들 자본은 저축은행을 설립하거나 인수하면서 양지로 나온 경우가 많다. 이들은 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금융의 문턱을 낮춘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지만 실제로 기여도는 그렇게 크지 않다. 

저축은행의 경우에 시중은행보다 약간 높은 3.0% 미만의 예금과 적금이자를 지급한다. 일반은행보다 약간 높다. 그러나 대출상품을 보게 되면 각자의 신용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12%~23.9%까지의 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이율이 적용되는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축은행이라는 모습 뒤에는 낮지 않은 금리 대출을 통해 서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하도록 유도하는 대출광고가 함께하고 있다. 아무리 돈벌이가 중요한 연예인들이라고 하지만 아무 광고에나 얼굴을 내밀며 돈만 벌면 된다는 사고는 ‘직업윤리’라는 단어나 의식이 그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드라마나 영화, 예능프로에서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대출광고는 금융소비자인 국민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온다. 특히 원로배우들이 대출광고에 나오는 경우가 더욱 안타깝다. 오랜 시간 국민들에게 익숙해진 편한 이미지는 시청자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출연하는 광고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지 못하는 그 아둔함이 안타깝다. 

계속되는 대출광고는 자기 돈이 아닌 남의 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없어지게 만든다. 이러한 모습은 국민들이 과도한 부채를 안게 하면서 가계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가계의 과도한 부채증가는 우리가 잘 알다시피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게 되어 국가의 부담이 가중되는 결과를 낳는다. 
 
물론 대출이라는 것은 금융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의 발전과 생산성을 위해 잠시 부족한 돈을 해결하기에 가장 훌륭한 제도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것이 산업발전과 가계유지라는 주된 목적에 대한 보완적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이윤창출을 위한 대부산업으로 변질되어 찾아올 때 그 폐해는 국민과 더불어 국가에게 미칠 수 있음을 관계기관은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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