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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DLS•DLF 사태로 본 금융기관의 ‘모럴 해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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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DLS•DLF 사태로 본 금융기관의 ‘모럴 해저드’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9.27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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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에 대한 특징과 가입하는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이유
출처ㅣ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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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오늘도 사람들은 은행이나 증권회사를 통해 다양한 무형의 금융상품들에 가입하고 있다. 회사들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챙기면 끝이지만 수익과 손실은 가입자의 몫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가입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와 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는 문제가 발생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DLS와 DLF 사태다. 

진행 상황이 키코(kiko) 사태와 유사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가입대상과 상품 구조상으로 DLF와 DLS는 일반 국민이 주로 가입한 해외금리연동형 상품이라면 키코는 기업이 주로 가입한 환율연동형 상품이라는 것이다.

키코 사태 때에는 기업들의 피해가 커서 문을 닫는 중소기업들이 줄을 이었고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열심히 제품과 재화를 만들어서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수출할 때 환율에 대비할 목적으로 가입한 상품이 키코였지만 흑자부도의 길로 안내되었다. 

이번에 발생한 DLS와 DLF 사태는 피해의 주된 대상이 기업에서 개인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투자금의 손실이 작게는 50%대에서 크게는 95%까지 발생한다면 피해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정 은행의 경우 이미 10여 년 전에 비슷한 일을 경험했음에도 반복되는 상황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선례로 봤을 때 문제가 해결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면서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만들어진 이 상품들은 금리가 오르면 3~5%의 수익이 발생하게 구성된 상품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유럽의 경기침체와 미국의 숨고르기로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투자하는 상품들의 금리는 하락했다. 

은행에서 투자 상품을 판매할 때에는 더 보수적으로 설명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영국, 미국, 독일과 같은 선진국 이름과 국채, 파운드화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 일반 금융소비자에게 안심할 수 있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모습으로 치장되었다. 실제로는 수익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음에도 말이다. 이것이 바로 위험한 투자를 아무렇지 않게 권하는 금융기관의 모럴 헤저드다.
 
예금과 대출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던 은행이 지주회사를 만들고 증권회사와 투자회사, 보험회사, 카드회사를 사들이며 매출을 올렸다. 그룹의 이익을 위해 은행 창구는 계열사들의 상품과 연계된 영업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가입을 유도했다. 

대출을 하며 예금과 보험을 끼워 넣어 팔았고 펀드 판매로 수수료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은행에서 가입하는 펀드는 안전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보험사의 금리가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높다고 설명하며 저축성보험 상품의 과도한 사업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가입시킨다. 금융의 기본인 신뢰성에 크게 벗어남에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런 은행의 상담창구에서는 오늘도 누군가는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설명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무엇인가를 가입하기 위해 수많은 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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