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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상담, 취업/보험 가입 시 불이익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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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상담, 취업/보험 가입 시 불이익 받지 않는다
  • 최누리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9.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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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과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오해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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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최누리 소비자기자] ‘잠을 자주 설쳤다.’, ‘평소보다 말을 적게 했으며 말수가 줄었다.’,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사람들이 나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울음이 나왔다.’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인 CES-D(자가 우울 척도 검사)에서 일부 문항을 발췌한 것으로 한 번쯤은 이와 같은 경험을 겪어봤을 것이다.

주요 정신질환 중 하나인 우울증 발병률의 증가는 심각한 문제이다.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는 ‘현대인의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는다고 발표했고, 2020년에는 세계 보건기구(WHO)가 우울증이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병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적 있다.

N포세대, 청년실업률 증가, 고강도 업무 등 각박한 삶과 그로 인한 사람과의 교류 단절, 혼자 하는 것이 익숙해진 시대에서 현대인에게 우울증이란 질병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울증의 발병률은 매년 증가하는 데 반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 횟수는 매우 낮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한국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비롯해 처방과 상담이 낮은 것은 우리가 정신질환과 병원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보여준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신질환과 이를 다루는 병원이라 하면 조현병(과거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에서 볼 수 있는 환각, 환청, 환시 등의 정신증(Psychosis)과 관련되어 있다는 선입견이 떠오른다. 그러나 주요 정신질환으로 언급되는 우울증, 불안증, 공포증 등은 스트레스성 불안과 우울, 불면, 화병 등의 신경증(Neurosis)과 관련된 질병이며, 이는 많은 이들이 걸리는 질병이고 정신건강의학과도 이와 같은 주요 정신질환을 위주로 진찰을 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 관한 또 다른 편견은 기밀과 관련된다. 수많은 우울증 환자가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쉽사리 병원을 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기록에 남아 취업/보험 가입 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이는 2013년 4월 이후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상담만 받는 경우, 기존 정신과 질병 상병코드인 F 코드가 아닌 일반상담 청구 코드인 Z 코드를 받을 수 있어서 상담 시 기록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원칙적으로는 처방을 받을 때도 개인 이외에는 의료 기록을 열람할 수 없으며, 보험회사에서 처방으로 인해 가입을 거부했다면 대한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홈페이지(www.onmaum.com)의 ‘보험 가입 거절 시 대처 요령’을 참고해서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질병은 비정상적이고 숨겨야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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